시너지팜과 그 브랜드 ‘소중한 습관’의 창립자 주성균 대표는 글로벌 마케팅의 세계에서 딸의 건강 문제를 계기로 사명감을 가진 더마코스메틱 기업을 창업하기까지 독특한 여정을 걸어왔다. 메인라이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주 대표는 레드불, 앱솔루트 같은 유명 브랜드를 홍보하던 시절부터 육아 문화를 재정의하려는 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를 설립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주성균 대표의 커리어는 호주와 홍콩에서 디자이너로 시작되었다. 창의적 역량을 갈고닦은 그는 이후 마케팅으로 전환, 약 20년간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에서 첫발을 내디딘 그는 레드불 코리아 창립 멤버로 합류해 7년간 콘텐츠 및 홍보 마케팅을 총괄했다. 이후 필립모리스에서 IQOS와 말보로 브랜드의 리텐션 마케팅을 담당했고, 앱솔루트 그룹에서는 앱솔루트, 말리부, 깔루아 같은 브랜드의 아시아 콘텐츠 마케팅을 이끌었다.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이라는 ‘3대 악’을 판매하는 데 능했던 주 대표는 마케팅 거물로 명성을 얻었다. 친구들은 그가 주류 업계를 떠난 것을 아쉬워하며, 한때 모임에 고급 술을 잔뜩 들고 오던 그를 회상했다. 이제는 물티슈 하나 들고 나타난다는 우스갯소리도 오갔다.
주 대표의 삶은 딸의 건강 문제를 계기로 바뀌었다. 기존 시장에 없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그는 시너지팜을 설립, ‘소중한 습관’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는 치료 목적의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이며, 지난 7월 3주년을 맞았다. 그는 “딸의 아픔을 해결할 제품이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2년간의 제품 개발 끝에 5년 차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창업 초기, 주 대표는 글로벌 기업의 CEO 제안 등 여러 기회를 뿌리치고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자금 없이 시작한 사업은 쉽지 않았다. “하루하루 숨 쉬는 시간이 돈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하며, 코로나로 바뀐 마케팅 환경과 새로운 제품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글로벌 마케팅은 화려했지만, 육아 타겟 마케팅은 전혀 다른 언어와 접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주 대표의 경영 철학은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비롯된다. 그는 “토끼는 거북이를 이기려 했지만, 거북이는 결승선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경쟁이 아닌 자신만의 목표를 향한 꾸준함을 강조했다. 시너지팜은 빠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육아 습관을 제안하며 뿌리를 다졌다. 그는 “비교하지 않고, 느리더라도 내가 뛸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이 철학은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작년 350% 성장에 이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10~25% 성장하며 상반기 매출이 이미 작년 전체를 초과했다.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시너지팜은 이번 달부터 수출과 전국 약국 유통을 시작하며 K-뷰티 트렌드를 타고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주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자존심이 아닌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돈만 쫓으면 쉽게 포기할 수 있지만, 사명감은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공은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좋은 인맥과 협력으로 가능하다며, “이유 있는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라”고 덧붙였다.
주 대표는 시너지팜을 “육아 문화를 만드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육아 습관의 사각지대를 채우는 제품과 정보를 제공하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저귀 갈기 같은 기본적인 질문이 매일 반복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며, 세상에서 없던 제품과 기존 제품의 아쉬움을 채운 솔루션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마케팅의 거인에서 병아리 창업자로, 다시 업계의 거인으로 성장 중인 주성균 대표. 그의 여정은 사명감과 꾸준함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브랜드가 3살 아이처럼 예뻐질 때”라며 웃는 그는, 앞으로도 한국의 육아 문화를 혁신하며 K-뷰티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