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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 “흥미 없다”…평화 제스처 냉소한 북한의 속내는?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7-28 12: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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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김여정의 냉랭한 발언, 남북 대화 돌파구 멀어지나?
  • 대통령실 “필요한 행동 취할 것” vs. 김여정 “대화 없을 것” 정면충돌


김여정 “한국과 마주앉을 일 없다” 선언…대통령실 “필요한 대응 하겠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과 마주 앉을 일 없으며 흥미도 없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남북대화의 불씨가 꺼질 위기에 처했다. 김여정은 2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재명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 “흥미도 없고 마주 앉을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대북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악취가 나는 행동’으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남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녀는 서울이 대화 제의를 지속하는 이유가 “오로지 제재 완화를 노린 것”이라면서 “이따위 역겨운 행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다신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대신 남북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해 왔다.


대통령실은 즉각 유감을 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나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며 “북한이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참모들에게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대화를 준비하라”면서도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발언을 단순한 감정적 대응으로 볼 수 없다고 진단한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국제 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추가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라며 “상대적으로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정부가 준비해 온 ‘담대한 구상’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단계적 제재 완화, 남북 경협을 패키지로 제안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이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전략 조정이 요구된다. 여권 관계자는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며 물밑 채널을 가동해 왔는데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대화 복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강경책을 이어가고 남측 내에서도 확성기 방송 재개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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