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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제, 한국 대선 공약으로 실현 가능한가?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5-27 16: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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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공약 주 4.5일제,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 주 4.5일제, 한국 경제를 뒤흔들 충격 공약?
  • 워라밸 혁명? 주 4.5일제의 빛과 그림자


주 4.5일제, 한국 대선 공약으로 현실 가능한가?


2025년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 4.5일제가 주요 정당의 공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과도한 노동 시간으로 악명 높은 한국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이 제도를 내세웠다. 2023년 기준 한국인의 연평균 노동 시간은 1,874시간으로, OECD 평균(1,742시간)을 상회한다. 그러나 이 매력적인 공약이 실제로 한국에서 실현 가능할까? 정책 전문가, 노동계, 재계, 그리고 여론을 종합해 분석했다.



1. 주 4.5일제란 무엇인가?


주 4.5일제는 주 5일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금요일이나 월요일을 반일 근무로 줄여 주당 노동 시간을 약 36~38시간으로 단축하는 모델이다. 이는 주 4일제(32시간)와 기존 주 5일제(40시간)의 중간 형태로, 생산성 저하와 노동자 복지 간 균형을 추구한다. 민주당은 “생산성 향상과 워라밸”을 강조하며 공공부문 선도 도입을, 국민의힘은 “민간 기업 자율 도입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 실현 가능성: 찬반 논쟁



찬성 측: 노동 환경 혁신의 기회

노동 전문가들은 주 4.5일제가 한국의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 문화를 개선할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근로 시간 단축이 노동자의 삶의 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은 2023년 주 4일제 시범 운영(임금 10% 삭감 조건)으로 간호사 퇴사율이 2021년 20.1%에서 2023년 0%로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도는 2025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임금 보전 지원(월 최대 26만원)을 통해 주 4.5일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의 85% 수준(시간당 44.4달러, OECD 33위)에 불과하다. 노동 시간을 줄이고 집중도를 높이면 생산성이 오히려 향상될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스웨덴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주 4.5일제 시범 운영 후 직원 이직률이 15% 감소하고 병가 사용률이 20% 줄었다.



반대 측: 경제적 부담과 현실적 제약

그러나 재계는 우려를 표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로 주 4.5일제 도입이 어렵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중소기업의 65%가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노동 시간 단축은 추가 고용이나 초과근무 수당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단축된 노동 시간이 매출 감소로 직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책적 한계도 존재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최대 52시간 근무를 규정하며, 주 4.5일제 도입을 위해서는 법 개정과 함께 세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정부 재정 지원 없이는 민간 기업의 참여가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 한 경제학자는 “주 4.5일제가 공공부문에 국한될 경우, 민간과의 임금 및 복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 여론과 정치적 맥락


글로벌리서치의 2024년 8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58.1%가 주 4.5일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주 36시간 단축에 66.8%가 찬성했다. 정치권에서는 표심을 잡기 위해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나 실행 로드맵은 아직 모호하다. 국민의힘의 경우, 주 52시간제 폐지를 병행 추진하며 노동 시간 단축이 아닌 유연근무제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4. 4060 세대에 미치는 영향


주 4.5일제는 40~60대, 이른바 4060 세대에게 양면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 영향


  • 워라밸 개선: 4060 세대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이중 부담을 지는 경우가 많다. 노동 시간 단축은 이들에게 여가와 가족 시간을 늘려줄 수 있다.

  • 건강 향상: 장시간 노동은 4060 세대의 건강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주 4.5일제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여 심혈관 질환 등 직업병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 재교육 기회: 여유 시간이 늘어나면 이 세대가 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투자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이는 고용 안정성에도 긍정적이다.


부정적 영향

  • 소득 감소 우려: 4060 세대는 자녀 교육비와 노후 준비로 재정적 부담이 크다. 노동 시간 단축이 임금 감소로 이어질 경우, 특히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타격이 클 수 있다.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대의 42%가 “소득 감소에 민감”하다고 답했다.

  • 직장 내 갈등: 4060 세대는 관리자나 팀장급이 많은 연령대다. 주 4.5일제 도입 시 팀 운영과 업무 분배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젊은 직원들과의 세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 산업별 격차: 제조업이나 의료업 등 4060 세대가 많이 종사하는 업종은 노동 시간 단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 4.5일제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




신중한 접근 필요


주 4.5일제는 한국의 노동 문화를 혁신할 잠재력을 지녔지만, 성공 여부는 정책 설계와 실행에 달렸다. 공공부문의 선도적 도입, 중소기업 지원책, 그리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표심을 의식한 공약 남발 대신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4060 세대에게는 워라밸과 소득 안정성 간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 특히 중요하다.


한국이 주 4.5일제를 통해 노동자 행복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2025년 대선 이후 새 정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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