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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말은 처음’…자영업자 “역대급으로 손님이 안 나와요”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12-26 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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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앞두고도 기대감 하락…BSI가 보여준 ‘냉기’
  • 소비심리 꺾였다…12월 CCSI 하락 전환
  • 매출보다 비용이 더 빨랐다…‘이익 감소’의 구조


‘이런 연말은 처음’…크리스마스 불빛 아래 얼어붙은 골목경제

올해(2025년) 크리스마스를 지나 연말로 접어들었지만, 자영업 현장은 “연말 특수는 사라졌다”는 말이 더 자주 나온다. 손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비용 부담은 내려오지 않으면서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가 구조화됐다는 진단이 많다. 이런 분위기는 체감만이 아니라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연말 앞두고도 ‘기대’가 꺾였다…소상공인 체감·전망 동반 하락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5년 11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에 따르면, 11월 체감 BSI는 75로 전월 대비 4.1p 하락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연말을 앞둔 12월 전망 BSI가 83.2로 전월 대비 7.5p 하락했다는 점이다. 전통시장도 12월 전망 BSI가 80.8로 내려가며 기대감 약화를 보여줬다. 

통상 12월은 송년 모임·선물 수요로 매출 반등을 기대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버티기”가 먼저 거론되는 분위기다.



소비심리도 ‘주춤’…12월 CCSI 109.9로 하락 전환

소비의 온도를 가늠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 역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12월 24일 발표한 2025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CCSI는 109.9로 전월 대비 2.5p 하락했다. 

연말에 지갑이 닫히면 외식·카페·주점·소매 같은 생활밀착 업종이 직격탄을 맞는다. 자영업자들이 “크리스마스인데도 평일 같았다”고 말하는 배경에는, 이런 심리 위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줄었다”…비용이 남긴 ‘역풍’

현장에서는 “손님이 조금 늘어도 남는 게 없다”는 반응이 반복된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공개한 ‘2025년 3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KCD 데이터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드러난다. 3분기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560만원(전기 대비 +1.16%)으로 늘었지만, 평균 이익은 1,179만원(전기 대비 -4.63%)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평균 지출이 3,435만원(전기 대비 +3.22%)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즉 ‘경기가 조금 움직여도 비용이 더 빨리 따라오며 이익을 깎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외식 물가 부담도 누적…‘가성비 메뉴’마저 올랐다

연말 분위기를 누르는 또 다른 요인은 체감물가다. 통계청의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였다. 

특히 외식은 ‘체감’이 크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 자료를 인용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 8대 외식 메뉴 평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5%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밥·칼국수 등 이른바 ‘서민 메뉴’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자영업자는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고, 올리지 않으면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 연말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 이 딜레마는 더 커진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연체 압박…버티는 체력의 한계

대출 부담도 연말 불황 프레임을 키운다. SBS Biz 보도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말 기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723조5천억원, 연체된 개인사업자 대출 원리금 규모는 13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서는 “매출이 줄면 바로 이자부터 막힌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 특수마저 약하면, ‘버티는 시간’이 곧 ‘빚이 쌓이는 시간’으로 변한다는 우려가 커진다.



“역대급”은 체감의 언어…그러나 지표가 보여주는 ‘냉기’는 분명

‘역대급 불황’이라는 표현은 엄밀한 경제학적 판정이라기보다 현장의 체감에 가깝다. 다만 그 체감을 지탱하는 근거는 존재한다.

  • 연말을 앞두고도 소상공인 12월 전망 BSI 하락 

  • 12월 CCSI 하락 전환 

  • 매출 증가에도 이익 감소(비용 압박)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연말은, 자영업자에게 “처음 겪는 연말”로 각인될 만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이 바라는 것은 ‘소비 회복’만이 아니다…비용 완충 장치 요구

정책과 지원을 둘러싼 요구는 “단기 소비 진작”과 함께 “비용을 버틸 장치”로 모인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2025년 상반기 자영업자 설문 결과에서는 자영업자 평균 대출금액 1억360만원, 월 이자 81만원 부담이 제시됐고, 경영 애로로는 소비심리 위축(매출 감소) 등이 꼽혔다. 

연말 이후 1~2월은 통상 비수기다. 업계에서는 “연말에 숨을 못 쉬면 새해 첫 분기에서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임차료·수수료·금융비용 등 고정비를 완충할 정책 수단이 병행되지 않으면, ‘한파’는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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