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수부대가 헬리콥터를 이용해 러시아 깃발이 있는 선박에 착륙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 페이스북 Donald Trump For President 계정)
미국이 러시아 국기를 달고 항해하던 유조선 1척과 베네수엘라 연계 유조선 1척을 잇달아 나포하면서, 대서양·카리브해 해상에서의 ‘제재 집행’이 강대국 간 정면 충돌 위험을 키우는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제재 회피·불법 원유 운송에 대한 단속”을 내세웠지만, 러시아는 “국제법 위반”이자 “해적행위”라고 반발해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양상이다.
‘2주 추격전’ 끝에 북대서양에서 나포
이번 사건의 핵심은 러시아 국적 유조선 ‘마리네라(Marinera)’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수 주에 걸친 추적 끝에 북대서양(아이슬란드 인근 해역)에서 선박을 멈춰 세운 뒤 특수전 전력·해안경비대 등이 개입한 방식으로 선박을 확보했다. 특히 추적 과정에서 잠수함이 해당 선박을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는 정황까지 전해지며,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 확대
미국은 같은 흐름에서 베네수엘라 연계 유조선 ‘소피아(Sophia)’도 다른 해역에서 나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조치가 단순한 1회성 단속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망을 겨냥한 ‘광역 차단’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미국 “제재 위반 단속” vs 러시아 “국제해양법 위반”
논쟁의 핵심은 “국제수역에서의 강제 승선·압류가 어디까지 허용되느냐”로 모인다. 미국 측은 법원 영장 등 국내법적 절차와 제재 위반 혐의를 근거로 ‘집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자국 선박에 대한 무력 사용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이 사안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길어질수록, 유사한 선박 나포·보복 조치가 반복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원유 흐름을 누가 통제하나”의 문제
이번 나포는 단지 러시아·베네수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유 물류로 연결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통제권 경쟁’으로 읽힌다. 미국이 제재 집행을 통해 원유 흐름 자체를 재설계하려 든다는 해석이 나오고, 영국이 미국 조치를 지지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해상보험, 운임, 우회 항로 비용이 함께 움직일 경우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추가 나포·보복, 그리고 ‘규범 전쟁’의 확산
앞으로 세계인이 주의해서 봐야 할 지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미국이 “다음 선박”까지 연쇄적으로 집행에 나설지다.
둘째, 러시아가 외교적 항의에 그치지 않고 해상 동행·호위 강화, 맞대응 압류 등으로 수위를 올릴지다.
셋째, 국제사회가 이번 사안을 ‘제재 회피 차단’의 정당한 집행으로 볼지, ‘국제수역에서의 과잉 무력’으로 볼지다. 국제사회의 판단에 따라 규범(국제해양법·제재 집행 관행)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