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로움은 팔지 않습니다” 한 장의 안내문
최근 한 중국음식점의 안내문이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안내문에는 “혼자서 드실 땐 2인분 값을 쓴다”, “2인분을 다 먹는다”, “친구를 부른다”, “다음에 아내와 온다”라는 문구가 나열돼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외로움은 팔지 않습니다. 혼자 오지 마세요.”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 안내문은 한 누리꾼이 “식당에 들어가려다 이 문구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글과 함께 SNS 플랫폼 ‘스레드(Threads)’에 게시하면서 확산됐다.
게시물이 퍼지자, 다수의 네티즌들은 “혼밥이 왜 외로움이냐”, “요즘 세상에 이런 인식이 아직도 있다니”, “유머라기엔 불쾌하다”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1인 가구가 전체의 35%를 넘는 시대에, ‘혼자 식사하는 손님’을 ‘외로운 사람’으로 낙인찍는 듯한 표현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혼자 밥 먹는 건 당당한 선택인데, 이런 문구는 그걸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외로움을 팔지 않는다니, 음식보다 태도가 더 비싸 보인다”는 댓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반면 소수의 네티즌들은 식당 측 입장도 이해한다는 의견을 냈다. “라면 하나 시켜놓고 유튜브 보며 한참을 버티는 손님도 있다”, “혼밥 손님은 테이블 회전율이 떨어져서 영업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몰릴 때는 1인 손님을 받기 어렵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실제로 일부 음식점은 인건비와 공간 효율성 문제로 2인 이상 주문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식당 이슈를 넘어, 한국 사회의 ‘혼밥’ 인식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분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35.5%를 넘어섰으며, 혼자 식사하는 것은 이미 일상화된 문화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음식점에서는 혼자 온 손님을 꺼리거나, 2인 이상 주문을 강요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
이번 논란은 ‘혼밥’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닌 시대에, 음식점이 어떻게 1인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SNS에서는 “외로움은 팔지 않아도, 불쾌함은 파셨네요”, “다음엔 ‘배고픔도 팔지 않습니다’라고 써야겠다”는 풍자성 댓글까지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혼밥이 외로움이라면, 함께 있어도 공허한 건 뭐라고 부르죠?”라는 댓글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