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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하루 만에 36% 폭등… 무슨 일?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9-11 1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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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2년 이후 최대 상승, 오라클 주가 폭주
  • 오라클-OpenAI 3000억 달러 계약, 증시 뒤흔들다
  • AI 인프라 수요 폭발…오라클, 빅테크 대열 합류

오라클, 하루 만에 36% 폭등…AI 클라우드가 불붙인 ‘1992년 이후 최대 상승’


미국 소프트웨어 공룡 오라클(Oracle)의 주가가 하루 만에 36% 치솟았다. 장중 한때 40%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1992년 이후 최대 폭등세를 연출했다. 단순한 실적 호재가 아니라, AI(인공지능) 열풍 속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대형 계약을 확보한 것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동시에 “너무 빨리 올라간 것 아니냐”는 경계심도 드러내고 있다.


폭등의 배경: AI 클라우드 계약이 불 붙였다

이번 급등의 핵심 요인은 OpenAI와의 초대형 계약이다. 오라클은 향후 수년간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OpenAI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IT 인프라 계약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단일 계약만으로도 오라클의 향후 매출 파이프라인이 폭발적으로 커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 다른 중요한 지표는 남아 있는 계약 잔고(RPO: 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다. 오라클이 발표한 수치는 무려 4,550억 달러에 달한다.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규모로, 이는 곧 향후 안정적인 매출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현재의 실적’보다는 ‘앞으로 들어올 돈’이 주가를 움직였다. 일부 분석가는 “오라클이 AI 인프라 분야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실적은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흥미로운 점은, 오라클의 1분기 실적 자체가 분석가들의 기대를 완전히 뛰어넘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부 항목, 특히 주당순이익(EPS) 예측치는 시장 전망보다 낮게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미래 성장성에 베팅했다.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AI 수요는 아직 초기 단계일 뿐,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발언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며 주가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세 가지 포인트

첫째,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 속도다. 이번 계약은 단순히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라클 클라우드의 기술 신뢰성을 글로벌 톱티어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을 의미한다.

둘째, 에너지와 인프라 비용이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AI 연산 인프라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이익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셋째, 경쟁 심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아마존의 AWS, 구글 클라우드가 이미 AI 인프라 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오라클이 이들과 차별화를 어떻게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향후 전망: 거품인가, 도약의 신호탄인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불가피하다. 하루 만에 36% 폭등한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라클의 단기 주가가 과열됐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AI 시대의 ‘원유’는 데이터와 연산 능력이다. 이 부문에서 초대형 계약을 따낸 오라클은 향후 5~10년간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또한 기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해 수직 통합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오라클은 실적을 통해 이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 전력 공급 문제, 경쟁사의 견제 등이 변수다.



한국 투자자에게의 시사점

오라클의 이번 급등은 단순한 미국 기업의 이슈를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이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등 AI·클라우드 기업들의 중장기 전략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반도체,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결국 오라클 주가 폭등은 “AI 시대의 돈줄은 어디서 흐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 사례다. 주가는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지만, AI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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