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확장 뒤에 숨겨진 ‘10% 수익 보장’의 함정
서울 강남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급성장한 프랜차이즈 ‘한양화로’가 거대한 투자 사기 사건으로 얼룩났다. 경찰은 9월 1일 대표와 부사장 등 핵심 임원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고, 이 사실은 9월 9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9월 10일에는 구속된 인원 포함 총 7명이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피해자는 약 350명, 피해 규모는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양화로는 2022년 11월 창업 이후 불과 2년 만에 전국 160개 점포를 열며 ‘대박 프랜차이즈’로 떠올랐다. 유명 배우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일부 매장은 개점 초기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급성장하는 외식 브랜드에 투자하면 안전하다”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하지만 이 화려한 외형은 허상에 가까웠다.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매달 10%의 수익을 지급하고, 10개월 후 원금 반환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했다. 이는 합법적인 투자라기보다 사실상 고수익 다단계식 유사수신이었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회사는 캐나다 현지 농장주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인물은 대규모 축산업자가 아닌 단순한 정육점 사장에 불과했다.
처음 몇 달간 일부 투자자들은 약속된 수익을 돌려받으며 안심했으나, 이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구조였다. 결국 1~2개월이 지나자 원금과 수익 지급이 중단되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24년 6월 말: 불법 다단계 운영 의혹 제기, 경찰 수사 착수.
2024년 8월 28일: 강남경찰서가 본사와 임직원 주거지 압수수색.
2025년 9월 1일: 대표·부사장 등 3명 구속.
2025년 9월 9일: 구속 사실 언론 공개. 피해 규모 2,000억 원, 피해자 350명으로 확인.
2025년 9월 10일: 총 7명 임직원 검찰 송치 예정.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기획된 대규모 금융사기였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투자 사기의 고전적 패턴으로 본다.
첫째, 비현실적인 고수익 약속이다. 매달 10%는 합법적인 투자 방식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둘째, 급격한 매장 확장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무디게 했다. “이 정도로 성공한 프랜차이즈라면 투자도 안전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동했다.
셋째, 유명인 모델의 활용이다. 유명 배우의 얼굴이 브랜드 신뢰를 높이며, 투자자들은 ‘검증된 기업’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이번 사건은 자영업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식업 프랜차이즈들은 ‘단기간 확장’을 성공의 잣대로 삼아왔다. 그러나 매장 수 확대가 곧바로 사업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피해자 다수는 중산층 일반 투자자들이었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퇴직금이나 전 재산을 맡겼다가 한순간에 날린 사례가 많다. “처음엔 이자가 꼬박꼬박 들어와 안심했는데, 어느 순간 입금이 끊겼다”는 피해자들의 공통된 호소는 사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양화로 사건은 금융감독 사각지대를 드러냈다. 외식업 프랜차이즈라는 외형 속에서 사실상 금융투자가 이루어졌지만, 관련 규제는 미비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투자금 모집 규제 강화 ▲과도한 고수익 보장 광고 단속 ▲피해자 구제 특별법 마련 등을 요구한다.
한양화로 사태는 단순한 ‘프랜차이즈 몰락’이 아니라, 투자자 심리와 제도적 허점이 결합된 사회적 사건이다. 피해자 구제는 이제 막 시작됐고, 재판 과정에서 추가 진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다시금 오래된 교훈을 떠올리게 한다. “너무 좋아 보이는 투자 기회는 반드시 의심하라.” 화려한 간판과 유명인의 얼굴 뒤에 숨어 있을 위험을 간과하지 않는 사회적 경각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