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산다 유튜브 캡처
지난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개그우먼 박나래가 직접 수확한 ‘왕 큰 가지’로 덮밥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양념장에 노릇하게 구운 가지가 시청자들의 군침을 자극했을 뿐만 아니라 가지의 보랏빛 껍질이 장어덮밥을 연상시켜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예능 속 재미있는 장면처럼 보였지만 사실 가지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숨은 슈퍼푸드’이기도 하다.
가지, 보랏빛 속에 숨은 영양 보고
가지는 100g당 약 25kcal에 불과할 정도로 칼로리가 낮고 수분이 많다. 하지만 단순히 다이어트용 채소가 아니다. 껍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색소 ‘나스닌(nasunin)’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 개선과 변비 예방, 혈당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비타민 C·K·B군, 칼륨, 망간 등 미네랄도 다양해 면역력 강화와 혈압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어떤 사람에게 특히 좋을까
이렇게 여러 가지 좋은 영양이 있는 가지라도 주의할 점이 있다.
가지는 반드시 조리해 먹어야 한다. 날것으로 많이 섭취할 경우 미량의 알칼로이드 성분 ‘솔라닌’이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지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은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빈혈 환자는 과다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어떻게 먹어야 더 좋을까
가지는 기름과 궁합이 좋다. 지용성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기름에 잘 녹아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지볶음, 가지구이, 튀김 등 기름을 활용한 요리가 영양적으로도 효과적이다. 다만 기름을 과하게 쓰면 칼로리가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 궁합으로는 된장이나 간장 양념이 잘 어울려 한국식 반찬에 자주 쓰이고, 토마토·마늘·올리브오일과도 궁합이 좋아 서양 요리에서도 즐겨 사용된다. 이탈리아 요리인 ‘가지 파르미자나’, 중동 지역의 ‘무사카’, 일본식 ‘가지덮밥(나스동)’ 등 세계 각국의 식탁에서도 사랑받는 이유다.
가지 파르미자나(튀긴 가지에 토마토소스와 파르마산 치즈를 겹겹이 쌓아 구운 요리)
무사카(가지, 감자, 다진 고기, 베샤멜 소스를 층층이 쌓아 오븐에 구운 요리)
가지, 식탁 위 보랏빛 보약
박나래의 가지 덮밥이 보여준 것처럼 가지는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좋은 식재료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채소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부터 비만, 당뇨까지 예방하는 ‘보랏빛 보약’에 가깝다. 제철인 여름철에는 싱싱한 가지를 구입해 볶음, 구이, 덮밥, 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가지는 여름부터 초가을(6~9월)에 가장 맛있다. 햇볕과 기온이 잘 맞아 영양과 풍미가 풍부해지고, 수분이 가득 차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겨울철 가지는 온실 재배가 대부분이라 맛과 향이 다소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다. 가지 제철이 끝나기 전에 빨리 가지 요리 하나쯤 해보는 건 어떨까?
양념장 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