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의 ‘무명주’였던 에이트코 홀딩스(Eightco Holdings·티커 OCTO)가 9월 8일(현지) 장중 한때 8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금요일 종가 1.45달러에서 하루 만에 30~50달러대로 ‘순간이동’했다. 촉발점은 단순했다. 회사가 사무엘 알트먼이 공동 창립한 디지털 신원·암호화 프로젝트 ‘월드코인(WLD)’을 재무준비자산(트레저리) 으로 채택하고, 대규모 자금(약 2억5천만 달러)을 사모 발행으로 조달해 토큰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 여기에 월가 간판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가 이사회 의장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밈+크립토’급 매수세가 폭발했다. 가격은 금요일 1.45달러 → 월요일 장중 45.08달러까지 수직 상승했다.
에이트코는 “월드코인을 핵심 금고자산으로 쌓겠다”는 첫 번째 전략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주당 1.46달러에 약 1억7,12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해 약 2억5천만 달러를 조달하는 사모 증자를 추진했고, 별도로 비트마인 이머전전(톰 리 연관) 등에서 2천만 달러 추가 자금을 더해 총 2억7천만 달러 조달 구상을 밝혔다. 또한 회사명·사업 방향성에 맞춰 티커를 ‘ORBS’로 변경(현지 9월 11일 효력 예정) 한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가격 급등은 ‘월드코인 금고전략’이라는 내러티브에 매달린 유동성이 일시에 몰리며 만들어졌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OCTO가 전일 종가 1.45달러에서 45달러 선까지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가격 변화: 금요일 1.45달러 → 월요일 장중 45.08달러. 장중 고점은 80달러대까지 보고됐다.
거래 급증: 거래량·거래대금이 통상 대비 폭증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해외 주요지 보도).
자금 조달: 주당 1.46달러 신주 발행을 통해 약 2억5천만 달러(사모) + 2천만 달러(추가) = 총 2억7천만 달러.
월드코인은 ‘아이리스(홍채) 스캔’으로 디지털 신원(World ID) 를 발급해 ‘사람-봇 구분(Proof of Humanness)’을 해결하겠다는 프로젝트다. AI 확산으로 ‘진짜 인간 인증’의 필요가 커질수록 토큰(WLD)과 네트워크의 효용도 커진다는 서사다. 에이트코는 “비트코인을 회사 금고에 쌓아 주가를 끌어올린 마이크로스트래티지(현 Strategy)식 전략을 월드코인으로 재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비쳤다.
여기에 월가 테크 애널리스트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댄 아이브스의 이사회 의장 합류 소식이 상징성을 부여했다. 그의 참여는 투자자 심리를 자극하며 ‘소형주+크립토+스타 의장’의 3박자 수급을 형성했다. (아이브스의 기존 직책 유지 여부는 매체별 보도가 엇갈렸으나, ‘의장 합류’ 자체는 공식화되었다.)
에이트코는 원래 이커머스 판매자 대상 재고·매입금 융통 솔루션 ‘포에버8(Forever 8)’을 운영하며, 과거엔 골판지 패키징(퍼거슨 컨테이너스) 사업도 영위했다. 2025년 4월 패키징 자회사는 매각해 비(非)핵심 사업을 정리했다. 즉, 현재의 실체는 이커머스 재고금융(포에버8) 중심의 소규모 지주회사에 가깝다.
서사의 힘: 상장사 껍데기를 활용해 증자→암호자산 매입→주가 급등→추가 자금조달의 선순환을 노리는 전형적 ‘크립토 금고전략’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으로 증명한 방식을, 에이트코는 ‘WLD’로 시현하려 한다. 다만 비트코인 대비 WLD의 유동성·규제·네트워크 성숙도는 낮다. 따라서 가격 민감도(베타) 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희석(dilution) 리스크: 1억7천만 주대 신주 발행은 기존 주주에겐 강한 희석 요인이다. 급등이 실제 기업가치의 구조적 개선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토큰 보유’ 기대감에 선행한 밸류에이션 점프인지 구분해야 한다. (회사 발표·보도에 따르면 조달 단가는 1.46달러)
규제·평판 리스크: 월드코인은 개인정보·생체정보 처리 이슈로 여러 나라에서 조사·제한을 겪어왔다. 스페인 규제당국의 임시 금지·삭제 요구, 홍콩의 중단 통보, 케냐의 중단·재개 공방 등은 토큰·네트워크 리스크로 곧장 번질 수 있다. 에이트코의 금고전략 성패가 WLD 가격·정책 변수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뜻이다.
거버넌스 변수: 댄 아이브스의 의장 합류는 ‘브랜드 효과’를 주지만, 애널리스트→상장사 의장 이동에 따른 이해상충 논란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향후 공시·리서치 커버리지,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정리될지 지켜볼 포인트다.
티커 변경과 자금 납입 마감: 회사는 9월 11일 ‘ORBS’로 티커 변경을 예고했다. 실제 클로징·납입이 일정대로 마무리되는지, 조건 변경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WLD 가격 연동성: 금고자산이 WLD로 채워질수록, OCTO(ORBS)의 주가 변동은 WLD와 상관관계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토큰 가격·네트워크 지표(활성 사용자·수수료 등)를 함께 추적해야 한다.
본업(포에버8)의 현금창출력: 재고금융 비즈니스의 연체·회전율·손실률이 어떠한지, 그리고 증자 이후 레버리지·운전자본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는지 공시를 통해 체크해야 한다.
이번 에이트코의 급등은 “상장 껍데기 + 대규모 자금조달 + 암호자산 금고화 + 유명 인사 영입” 이라는 2025년형 테마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준다. 다만 하루 만의 수천% 점프는 가격·변동성 리스크를 그대로 반영한다. 실물 현금흐름이 아닌 토큰 보유 가설 위에 선 상승은 정책 이벤트·토큰 가격 급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초고위험·초단기 트레이드”와 “장기 보유자”의 시계는 전혀 다를 것이다.
전신·핵심: 에이트코는 2022년 포에버8(이커머스 재고금융) 을 인수했고, 2025년 4월에는 패키징 자회사(퍼거슨) 를 매각하며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했다. 본사 위치는 펜실베이니아 이스턴. 직원 수는 수십 명 규모의 소형사다.
사업 성격: 포에버8은 이커머스 판매자(아마존·쇼피파이 등)의 판매데이터 기반 재고 매입·자금 선지원 모델을 운영한다. 회사는 이를 ‘핀테크+물류’ 결합형 솔루션으로 소개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전략을 ‘월드코인 버전’으로 복제하려는 초소형 상장사의 야심—그러나 희석·규제·토큰 변동성이라는 날카로운 삼각파도도 함께 커졌다.”
본 기사는 투자권유가 아니며, 고변동·고위험 종목에 대한 사실관계와 리스크를 취재·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