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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단속…한국인 300여 명 체포, 외교 협상과 트럼프 발언까지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9-08 10: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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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대 이민 단속…조지아 현대차-LG 현장에서 한국인 대거 구금
  • 475명 체포, 300명은 한국인…美-韓 외교 협상 돌입
  • 조지아서 벌어진 대규모 단속, 한국인 노동자 귀환 준비

“美 조지아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단속…한국인 300여 명 체포, 외교 협상과 트럼프 발언까지”


2025년 9월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대규모 단속 작전을 전격 단행했다. 이 사건은 단일 사업장에서 벌어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으로 기록되었으며, 총 475명이 체포됐고 그 가운데 약 300명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


게티이미지

단속 배경과 현장 상황

당국은 이번에 체포된 노동자들이 적법한 취업 권한을 갖추지 못한 채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비자 유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관광·상용 목적 입국자나 체류 기간을 초과한 사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 과정은 대규모 경찰 병력과 장갑 차량 투입 장면까지 영상으로 공개돼,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

이번 단속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투자한 ‘HL-GA 배터리 합작법인’ 건설 현장에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약 43억 달러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핵심 시설이다 . 같은 부지에는 현대차가 단독으로 추진 중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EV 공장(약 76억 달러 투자, 조지아 최대 경제개발 프로젝트)도 있는데, 단속 당시 EV 공장 운영은 중단되지 않고 이어졌다 .


한국 정부의 긴급 대응

사건 직후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가동해 긴급 회의를 열었고,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직원들을 현장에 파견했다. 정부는 구금된 국민들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법률 지원과 영사 조력을 즉각적으로 제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9월 7일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석방 원칙에 합의했으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를 투입해 귀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실제로 주미 공관은 “빠르면 이번 주 중반 송환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비자 제도와 협력업체 파견 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곤혹스러운 입장

이번 사태는 기업에도 직격탄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건 직후 미국 출장을 전면 중지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파견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 현대차도 협력업체 고용 관행 전반을 점검하고, 불법 고용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현장 근로자 상당수가 “합법적 고용 절차를 거친 줄 알았다”는 증언을 내놓으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히 개인의 불법 취업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이중적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미국의 이민법을 무시하는 외국 기업과 불법 노동은 용납할 수 없다”며 ICE 단속을 지지했다. 그는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반드시 미국의 법과 노동자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그러나 트럼프는 동시에 합법적 절차를 통한 인력 유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재능 있는 외국 기술 인력을 합법적이고 신속하게 데려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며, 그 전제 조건으로 “외국 기업들은 미국인을 채용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또한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이 문제를 살펴볼 것이며, 양국 관계가 훼손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단속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글로벌 공급망과 외국인 투자의 현실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병행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외교·경제적 파장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불법 고용 단속을 넘어 양국 경제 협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와 LG의 합작 투자는 미국 남동부 전기차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수천 명의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대규모 한국인 체포 사태는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 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국 내에서는 “동맹국 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단속”이라는 비판과 함께 “기업의 관리 부실도 원인”이라는 자성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미국 내에서는 불법 고용 단속을 지지하는 여론이 여전히 강하지만, 조지아 현지 경제계에서는 “투자가 위축돼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


향후 전망

한국 정부는 구금자 송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한미 간 긴장을 불러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합법적 인력 교류 체계 마련과 노동 비자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한 “미국인 고용 우선 원칙”이 정책으로 구체화될 경우,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미국 내 인력 운영은 한층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분기점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한국인 대규모 체포 사건은 단순한 불법 고용 논란을 넘어선 외교·경제·정치 복합 사안으로 번졌다. 한국 정부의 신속한 협상과 전세기 송환 계획, 기업들의 긴급 대응,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합법적 절차 언급까지—이번 사건은 한미 관계와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사건의 즉각적 파장은 진정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양국 관계에 중요한 분기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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