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쟁 끝낼 시간” 트럼프, 젤렌스키와 협상 돌입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8-17 09:49:17
기사수정
  • 젤렌스키-트럼프 만남, 푸틴 참여 여부 최대 변수
  • “전쟁 끝낼 시간” 트럼프, 젤렌스키와 협상 돌입
  • 알래스카 노딜 후속…워싱턴 회담에 쏠린 세계의 눈


워싱턴으로 향하는 외교의 발걸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사회는 새로운 전환점을 간절히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로 했다. 양측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의제는 바로 ‘전쟁 종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살상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은 전쟁의 종착지를 찾기 위한 필수 단계”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선거 유세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시간”이라며 이번 회담이 본인의 중재 능력을 보여줄 무대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알래스카 회담 이후 이어지는 외교

이번 만남은 얼마 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알래스카 회담은 “생산적 대화”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휴전 합의나 문서화된 성과 없이 끝나면서 ‘노딜 회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이어지는 젤렌스키–트럼프 회담은 기존의 교착 국면을 타개할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 종료 직후 트럼프와 1시간 이상 단독 통화를 진행했으며, 곧이어 유럽 주요 정상들과 연쇄적으로 전화 회의를 열어 향후 외교 전략을 조율했다. 그는 “다자간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결정적 사안은 결국 정상 간 합의로 귀결되어야 한다”며 정상급 외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3자 정상회담 필요”…푸틴 포함 가능성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미·우·러 3자 회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요 쟁점은 세 나라 정상급에서 직접 논의되어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의 참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직접적 발언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보증을 얻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알래스카 회담 이후 “푸틴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조기 종전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워싱턴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어서 모스크바나 제3국에서 3자 회담이 개최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러시아의 선 긋기와 현실적 제약

그러나 러시아의 태도는 미묘하다. 크렘린궁은 트럼프가 언급한 3자 회담 구상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은 “우리는 미국과 양자 차원의 의제를 다루었을 뿐, 우크라이나와의 회담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러시아가 여전히 전쟁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전선 상황도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일부 도시를 장악하며 점진적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군사적 열세를 외교적 협상으로 만회하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제사회의 기대와 긴장

국제 사회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민주당 진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외교 성과를 과장하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라며 그를 추켜세운다. 유럽 각국 역시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폴란드와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히 주장하는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에너지·경제 문제를 이유로 휴전 협상에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회담이 풀어야 할 핵심 쟁점들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질 쟁점은 △휴전선 설정 △영토 주권 문제 △서방의 군사 지원 지속 여부 △대러시아 제재 완화 등이다. 특히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의 귀속 문제는 ‘타협 불가능한 선’으로 불릴 만큼 첨예하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며, 러시아 역시 이미 점령한 지역을 되돌릴 의사가 없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부분 휴전이나 인도주의적 합의, 혹은 장기적인 평화 프로세스의 초석을 다지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망과 과제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평화를 향한 시험대’라고 부른다. 성과가 미미할 수도 있지만, 대화 자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쟁 종식을 향한 국제적 압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젤렌스키와 트럼프가 실질적 진전을 이뤄낸다면, 푸틴도 국제 여론과 실리를 고려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쟁의 종식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전선에서의 힘의 균형, 미국 대선 정국의 정치적 계산, 러시아의 전략적 선택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싱턴 회담은 전쟁 종식의 종착지라기보다, ‘평화를 향한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1
홈플러스 부동산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