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5일, 배달 죽집의 운영 방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한 배달기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게시물에는 소고기죽, 들깨버섯죽, 버섯야채죽 등 시중 레토르트 죽 제품이 쿠팡 박스에 담겨 정리된 사진이 포함됐다. 이 제품들은 온라인몰에서 개당 2000~3000원에 판매되며, 일부는 '1+1 행사'로 절반 가격에 구매 가능한 저가 간편식이다. 그러나 해당 죽집은 이 제품들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평균 1만3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폭로자는 이 업체가 프랜차이즈가 아닌 '숍인숍(Shop in Shop)'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하나의 주방에서 여러 브랜드 상호를 내걸고 배달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은 실제 운영 구조를 알기 어렵다. 그는 "배달 앱에 등록된 상호와 실제 가게 이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사건은 소비자 불신을 키우며 배달 업계의 투명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숍인숍은 자영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운영 방식이다. 단일 주방에서 여러 메뉴와 브랜드를 운영하며 배달 앱 내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맛있는 죽집', '건강죽나라' 등 다수 상호로 동시에 입점해 고객 선택 폭을 넓힌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점이 크다. 재고 관리의 어려움과 낮은 조리 숙련도로 음식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저가 간편식을 고가로 판매하며 품질을 속이는 경우가 문제로 떠오른다.
소비자 반응은 격앙됐다. 한 네티즌은 "전자레인지로 데운 죽에 1만 원 넘게 내는 게 말이 되나"라며 분노했다. 또 다른 이는 "배달 국밥집도 냉동 제품 데우는 걸 봤다"고 유사 경험을 공유했다. 한 누리꾼은 수익 구조를 분석하며 "원가 3000원 빼도 1만 원 이상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통기한 관리와 재고 부담 때문에 이런 방식이 생겼을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나왔다.
논란의 배경에는 배달 플랫폼의 정책 변화가 있다. 배달의민족은 2024년까지 1개 사업자당 1개 상호만 입점 가능했으나, 2025년부터 최대 4개 상호를 허용했다. 단, 각 상호는 메뉴가 달라야 하며, 상호명에 기재된 메뉴를 실제로 판매해야 한다. 요기요는 더 완화된 정책을 도입해 상호 수 제한을 없애고, 동일 업종 내 다른 상호 등록도 가능하게 했다. 이로 인해 한 치킨집이 '맛닭', '바삭치킨' 등 여러 이름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늘었다.
이러한 정책 완화는 자영업자의 운영 유연성을 높였지만, 소비자 혼란과 품질 관리 문제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상호 등록 심사를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운영 구조를 투명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배달 앱은 업체의 실제 주방 상황이나 조리 과정을 소비자가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
이번 사건은 배달 음식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 특히 위생 문제는 심각한 우려로 떠오른다. 레토르트 제품은 유통기한 관리가 중요하지만, 숍인숍 업체는 다량 재고를 관리하며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 소비자는 "배달 음식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줄 몰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이는 "위생 상태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4년 배달 업체 위생 점검 결과, 10% 이상이 기준 미달로 적발된 바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배달 플랫폼에 상호 등록 기준 강화와 조리 과정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배달 업계 점검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미정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배달 앱의 업체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리뷰를 참고해 신뢰할 만한 업체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