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39억4천만 달러(약 5조 원)를 기록하며,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했다. K-뷰티는 이제 중국과 일본을 넘어 미국, 동남아, 폴란드, UAE 등 다양한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 확산의 배경에는 단순히 제품력이나 한류 열풍만이 아니라, AI 기반 물류·유통 솔루션을 활용하는 신생 스타트업들, 일명 ‘디지털 보부상’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약 39억4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 이상 늘었다. 화장품은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1위에 올라섰고, 대기업 중심 수출 품목과 달리 중소 브랜드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출 지역도 다변화됐다. 과거에는 중국·일본 비중이 컸지만, 최근에는 미국, 동남아시아, 폴란드, UAE 등 신흥 시장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있다.
과거 보부상이 직접 장터를 돌며 물건을 전한 것처럼, 오늘날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AI 물류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들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언론은 이를 ‘디지털 보부상’이라 부른다.
대표적 사례는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다. 이 회사는 주문·재고 관리와 물류 자동화를 지원하고, 통관 과정을 간소화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제공한다. 덕분에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은 복잡한 해외 유통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손쉽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과거 수출업자는 현지 유통업체와 계약하고 창고를 직접 운영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실시간 수요 예측과 재고·배송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같은 효과를 누린다. 특정 국가에서 판매량이 급증하면, AI 시스템이 자동으로 물류 동선을 조정해 배송 지연과 비용을 줄인다. 소비자는 더 빠른 배송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경험한다.
아마존, 쇼피, 쿠팡 글로벌 같은 플랫폼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디지털 보부상들은 이 플랫폼 입점 과정부터 현지 소비자 관리까지 전담하며, 소셜미디어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협업까지 지원한다. 단순히 물류를 넘어 브랜드 성장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K-뷰티가 단순한 한류 소비재를 넘어 산업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규모 브랜드도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작은 기업도 글로벌 성공”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현지 규제와 인증 절차는 여전히 복잡하며, 물류비 인상·환율 변동 같은 리스크도 크다. 또한 AI 기반 유통 솔루션이 확산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투명성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은 단순히 ‘한류 화장품의 인기’를 넘어선다. 이는 AI와 디지털 물류 혁신이 결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무역 현상이다. 과거 보부상이 마을과 마을을 잇던 것처럼, 오늘날의 ‘디지털 보부상’은 한국의 작은 브랜드를 세계 시장과 연결한다.
중소기업의 도전, AI 기반 유통 혁신, 글로벌 플랫폼의 확장이 맞물린 이 흐름은 K-뷰티를 넘어 한국 소비재 산업 전반을 ‘디지털 무역 시대’로 이끄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