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한반도는 태풍 대신 뜨거운 공기에 휩싸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인천, 청주, 강릉 등 주요 도시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7℃ 안팎까지 치솟았고, 밤에도 28.8℃에 달하는 열대야가 이어졌다. 제주 서귀포는 15일 연속 열대야를 기록하며 체감온도가 더 높았다. 이러한 더위 속에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5월 중순 이후 폭염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768명에 이르렀고, 그중 13명이 숨졌다. 환자 중 60.4%는 열탈진, 16%는 열사병, 11.8%는 열경련 등으로 진단됐다. 의료진은 “몸이 갑자기 무력해지거나 어지럽다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농촌 노인과 외부 작업 종사자가 위험하다.
폭염은 에너지 수요도 급증시켰다. 지난주 국내 전력사용량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한전은 수요 관리와 예비전력 확보를 위해 산업계와 협력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폭염특보 발령 시 실외 근로자의 작업을 중단하고 그늘과 물을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일부 지자체는 버스정류장과 공원에 물 분사시설과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했다.
무더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기상청은 8월 초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35℃ 안팎의 폭염이 계속되고, 대전은 38℃, 서울·대구는 36℃까지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고온 현상이 반복되면 체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으므로 수분 섭취와 실내 냉방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