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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 시설 “파괴” 주장…현실은 달랐다
  • 이동원 기자
  • 등록 2025-06-26 00: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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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이란 핵 시설 공습…효과는 제한적?
  • 이란 핵 프로그램, 미 공습 후에도 재개 가능성
  • 미 정보 보고서: 이란 핵 시설, 완파 아닌 일시 지연


미군 공습, 이란 핵 프로그램에 제한적 타격…완전 파괴 실패

지난 주말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으나,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하지 못했다는 미 정보 당국의 초기 평가가 나왔다.

미국 방위정보국(DIA)의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이란의 원심분리기와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으며, 이란의 핵 개발 일정을 단지 몇 달 지연시켰을 뿐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공습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소재 핵 시설의 지상 입구를 봉쇄했으나, 지하 시설 자체는 파괴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사용하고, 유도미사일 잠수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세 번째 목표물을 타격한 대규모 작전이었다. 미 국방부는 125대 이상의 항공기, 포함 스텔스 폭격기, 전투기, 공중급유기, 정찰기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완전 파괴" 주장…정보 당국과 엇갈린 입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 “이란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하며 이번 작전을 “눈부신 군사적 성공”으로 평가했다. 트럼프의 중동 특사 스티븐 윗코프는 폭스뉴스에서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의 모든 원심분리기가 대부분 파괴됐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군 최고위 장교인 댄 케인 장군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공습이 이란 시설에 “극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으나 완전 파괴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 주요 언론이 DIA 보고서를 인용해 공습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보도하자, 트럼프는 CNN과 뉴욕타임스를 비판하며 “군사 작전을 폄하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DIA 보고서의 진위는 인정했으나, 그 내용이 “완전히 틀렸다”며 기밀 정보 유출이 작전을 깎아내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리빗은 “14개의 3만 파운드 폭탄을 정확히 목표물에 투하하면 완전한 파괴가 이뤄진다”고 X에 게시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 지속” 강경 대응

이란 정부는 화요일, 핵 프로그램의 지속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란 원자력기구 수장 모하마드 에슬라미는 국영 TV를 통해 “시설 재가동 계획은 이미 준비돼 있으며, 생산과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은 “아직 농축 우라늄 비축이 남아 있으며,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은 6월 13일 이란의 핵 시설, 과학자, 고위 군 관계자를 목표로 전례 없는 공습을 감행한 바 있다. 트럼프는 2018년 첫 임기 중 파기했던 이란 핵협정을 대체하기 위해 몇 주간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군사 행동을 선택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공습의 제한적 효과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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