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과 영향력을 쏟아부으며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5년, 머스크의 공개적인 존재감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한때 백악관과 의회에서 그의 이름이 끊임없이 오르내렸지만, 이제 트럼프와 공화당은 머스크를 언급하는 것을 거의 멈췄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정치적 영향력과 대중적 인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한국, 특히 4060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그는 약 2억 9천만 달러(약 4천억 원)를 트럼프 캠페인에 투자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트럼프 지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 후, 머스크는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수장으로 임명되며 백악관 회의, 취임식, 의회 연설 등에서 트럼프와 동행하며 전례 없는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언론의 자유를 지킨 위대한 인물”이라 칭하며 그의 역할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2025년 4월 이후, 머스크의 이름은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사라졌고, 백악관 브리핑과 공화당 의원들의 뉴스레터에서도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모금 이메일에서도 머스크의 이름은 3월 초 이후 사실상 사라졌다. 이는 머스크의 대중적 인기가 하락하고, 그의 정치적 행보가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머스크의 정치적 퇴장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째, 그의 대중적 이미지가 악화되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머스크의 호감도는 트럼프보다 훨씬 낮으며, 특히 무당파와 비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하락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터 리서치(Navigator Research)와 데이터 포 프로그레스(Data for Progress)의 조사에 따르면, DOGE의 예산 삭감 노력이 머스크와 연관될 때 대중의 지지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머스크는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과 행동으로 공화당에 부담을 주었다. 그는 2024년 대선 기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여 ‘금품 선거’ 논란을 일으켰고, 트럼프-해리스 토론에서 해리스를 비판하며 트럼프의 거짓 주장을 묵인하는 등 편파적 태도를 보였다. 또한, 위스콘신 주 대법원 선거에서 머스크가 보수 후보를 후원하며 캠페인에 직접 참여했지만,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며 그의 정치적 영향력에 한계가 드러났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초기에 DOGE의 예산 삭감이 주요 이슈였으나, 2025년 들어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이민자 추방 등 다른 논란 있는 정책들이 전면에 부각되며 머스크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게 되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머스크를 선거 캠페인의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백악관 내에서 조용히 일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 데이비드 매킨토시는 “머스크는 내부에서 일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며 그의 캠페인 활동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의 공개적인 존재감이 줄어들었지만, 그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DOGE는 여전히 연방 정부 지출 삭감을 목표로 활동 중이며, 머스크가 고용한 직원들은 그의 공식 역할이 2025년 5월 말 종료된 후에도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에서 트럼프와 함께 참석하며 여전히 주요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재산은 2024년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약 116조 원 증가했으며, 이는 그의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민주당은 머스크를 여전히 정치적 ‘악당’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위스콘신 주 대법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머스크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아 성공을 거두었으며, 버지니아와 뉴저지 선거에서도 그의 이름을 언급하며 공화당과의 연결고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광고에서는 머스크를 단독 악당으로 삼기보다는 트럼프와 함께 언급하며 둘의 정책적 연관성을 강조하는 추세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퇴장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와 정치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적 영향: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은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서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강화되면 한국 기업들은 비용 증가와 시장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야 한다. 머스크의 DOGE가 추진하는 정부 지출 삭감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나 기술 개발 지원을 줄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국의 기술 협력 및 투자 기회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테슬라와의 협력 가능성이 있는 한국 배터리 기업(LG화학, 삼성SDI 등)은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 감소로 인해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기술 및 우주 산업: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한국의 우주 산업 발전에 중요한 벤치마크로 작용해왔다. 그의 정치적 퇴장이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이나 자금 지원에 영향을 미칠 경우, 한국의 우주 개발 협력(예: 한화시스템, KAI 등)에도 간접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머스크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6,000억 달러 규모 거래에 관여하며 AI, 로봇공학, 자율시스템 분야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관련 산업은 여전히 그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정치적 파장: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머스크의 반이민, 반PC(정치적 올바름) 발언은 한국 내에서 반미 정서나 글로벌 정치 논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진보 세력은 머스크를 자본주의와 극우주의의 상징으로 비판하며 국내 정치 담론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4060세대(40~60대)는 경제적 안정성과 사회적 변화에 민감한 계층으로, 머스크와 트럼프의 정책 변화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 4060세대는 자산 관리와 노후 대비에 큰 관심을 두는 세대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미국 경제의 변동성은 한국의 주식 시장과 환율에 영향을 미쳐,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특히 반도체, 자동차 주식)에 불확실성을 더한다.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 급등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지만, 그의 정치적 논란과 DOGE의 예산 삭감이 미국 시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이들의 투자 전략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일자리와 기술 변화: 4060세대는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의 확산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머스크의 AI(예: xAI)와 자율주행 기술은 한국의 관련 산업(삼성전자, 현대차 등)에 경쟁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DOGE의 예산 삭감이 미국의 기술 R&D 투자를 줄이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4060세대 근로자들의 일자리 안정성과 재교육 필요성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가치관 충돌: 머스크의 반PC, 반이민 발언과 트럼프의 보수적 정책은 한국 4060세대의 정치적 양극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수 성향의 4060세대는 머스크의 자유시장주의와 반규제 철학에 공감할 가능성이 있지만, 진보 성향의 4060세대는 그의 극단적 발언과 트럼프와의 연관성을 비판하며 반감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세대 내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소비 행태 변화: 4060세대는 전기차와 친환경 기술에 관심이 높은 소비층이다. 테슬라의 한국 시장 진출과 머스크의 브랜드 이미지는 이들의 소비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으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 경우, 이들은 현대차나 기아의 전기차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에 정치적 스타로 부상했지만, 그의 논란 많은 행보와 대중적 인기 하락으로 인해 점차 뒤로 물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경제적, 기술적 영향력은 여전히 막대하며, DOGE를 통한 정책적 유산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와 머스크의 정책 변화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기술 경쟁을 심화시키며, 4060세대는 투자, 일자리, 사회적 가치관에서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전략을 모색해야 하며, 4060세대는 경제적 리스크와 기회를 면밀히 검토하며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