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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 걸 알지만, 은퇴자들이 치킨 프랜차이즈에 도전하는 이유?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6-07 17:26:19
  • 수정 2025-06-07 21: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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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집 창업, 은퇴자들의 선택과 성공 비결
  • 치킨 시장의 함정: 은퇴자들이 빠지는 이유
  • 은퇴 후 치킨집, 성공을 위한 현실적 전략

픽사베이

치킨 프랜차이즈, 폐업률 높아도 은퇴자들이 뛰어드는 이유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의 치열한 현실


한국의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극도로 포화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치킨 전문점은 41,436개로, 이 중 프랜차이즈 점포는 29,358개로 약 71%를 차지한다. 이는 2020년(42,743개, 프랜차이즈 27,303개, 64%) 대비 프랜차이즈 비율이 증가한 수치로, 시장 내 대형 브랜드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체 치킨점 수는 소폭 감소하며 시장이 정체된 상태다.


수익성도 녹록지 않다. 2022년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의 연평균 매출은 약 1억4900만원이며, 64%의 가맹점이 연매출 2억원 미만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운 수준이다. 배달 앱 수수료(건당 약 6000원), 원자재 비용 상승, 인건비 증가로 순이익은 약 15% 수준(예: 연매출 2억원 점포의 순이익 약 3000만원)에 그친다. 한 자영업자는 “매출은 나와도 비용 때문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2022년 프랜차이즈 전체 영업이익은 8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포화와 배달 앱 중심 소비 패턴이 개인 치킨집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고 분석한다.



은퇴자들이 치킨 프랜차이즈에 뛰어드는 이유


높은 폐업률과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은퇴자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에 몰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낮은 진입 장벽

치킨 프랜차이즈의 초기 투자 비용은 약 7000만~1억원으로, 커피숍(1억원 이상)보다 낮다. 교촌치킨, BHC 같은 브랜드는 소자본 창업을 강조하며, 본사의 체계적인 매뉴얼과 교육 시스템으로 요리 경험이 없는 은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는 퇴직금을 활용하려는 이들에게 매력적이다.


안정적 수익에 대한 기대

치킨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배달 음식으로, 코로나19 이후 배달 시장이 급성장(2019년 9조690억원 → 2022년 26조690억원)하며 안정적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으로 인식된다. 교촌치킨(월평균 매출 6242만원), BHC(5271만원) 같은 대형 브랜드의 인지도와 마케팅 지원은 은퇴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사회적 인식과 생계형 창업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60세 이상 고령층 창업은 전체의 16.1%로, 4년간 96.3% 증가했다. 은퇴자들은 준비 기간이 짧은 생계형 창업을 선호하며, 치킨집은 “은퇴 후 치킨집”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맞물려 선택된다. 한 50대 은퇴자는 “직장을 떠난 뒤 당장 생계를 유지할 방법으로 치킨집이 익숙했다”고 말했다.


대출 접근성

일부 프랜차이즈는 고금리(12~18%) 대출 프로그램을 제공해 자본이 부족한 은퇴자들에게 창업 기회를 준다. 하지만 높은 이자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교촌치킨의 중국 선전 1호점 = 교촌치킨 제공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다음 전략을 제안한다.


철저한 상권 분석과 브랜드 선택

상권은 성공의 핵심이다. 교촌치킨은 인구 2만 명 이상, 아파트 상가라면 6000세대 이상의 상권을 권장하며, 이는 안정적 매출로 이어진다. 폐업률이 낮은 브랜드(예: 교촌치킨, 0.5~1%)를 선택하고, 가맹점 간 영업권 보호 정책이 있는 브랜드를 고려해야 한다. BHC나 BBQ는 매장 간 경쟁이 치열해 신규 창업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정보공개서 분석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를 통해 브랜드의 평균 매출, 폐업률, 가맹비, 로열티 등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촌치킨은 월평균 매출 6242만원, BHC는 5271만원을 기록했으나,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을 확인해야 한다. 본사의 재무 안정성과 가맹점 지원 정책도 중요하다.


배달 중심 운영과 비용 관리

배달 앱 수수료와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소규모 배달 전문 매장(10평 내외)을 선택해 임차 비용을 줄이고, 홀 테이블을 최소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BHC는 홀 테이블 5개 이상을 권장하며, 배달과 홀 매출의 균형을 강조한다.


마케팅과 차별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오태식해바라기치킨은 영화 패러디 마케팅으로 1년 만에 100개 매장을 오픈했다. 지역 특색 메뉴(예: 전주비빔치킨)로 차별화를 시도한 브랜드들이 생존율을 높였다. 본사의 마케팅 지원과 지역 소비자 맞춤 전략을 확인해야 한다.



신중한 접근이 반드시 필요...


한국의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71%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점포 비율과 높은 폐업률로 경쟁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진입 장벽, 안정적 수익 기대, 사회적 인식, 대출 접근성으로 은퇴자들을 끌어들인다. 성공을 위해서는 철저한 상권 분석, 정보공개서 검토, 비용 관리,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수다. 전문가들은 “본사의 홍보만 믿지 말고,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고 발로 뛰라”고 조언한다. 은퇴자들의 제2의 인생 설계가 실패로 끝나지 않으려면 신중한 준비와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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