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경기 둔화 우려에 9개월 만에 방향 전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 만에 인하하며 경기 방어를 위한 통화정책의 방향을 확연히 바꿨다. 5월 29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처음 단행된 금리 인하 조치로,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미국과의 통상 갈등,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금리 인하는 단순한 수치 조정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전망보다 0.7%포인트 낮은 수치로, 국내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 가능성을 드러내는 신호탄이다. 실제로 수출 둔화에 이어 내수 회복마저 지연되면서, 소비와 투자 모두 위축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결정을 통해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함으로써, 침체된 경제 전반에 유동성과 활력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기준 2.1%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물가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둔 정책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와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지금은 내수와 투자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통화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는 실물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포함됐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자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연 1.2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고, 위축된 경영 환경을 완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기준금리 인하는 전통적으로 대출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40~60대의 경우 자녀 교육비, 주택담보대출 상환 등으로 인해 비교적 많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가계의 재무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4060세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경영자에게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인하가 반가운 소식이다.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며, 위축된 소비와 투자를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다만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50~60대의 경우, 예금 이자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저금리 역풍’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들의 자산 운용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는 4060세대의 ‘현금 흐름’에는 긍정적이지만, ‘자산 수익’ 측면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중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