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잠을 못 자는 사람들은 대개 “밤에만” 해결책을 찾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건 오히려 “낮부터 시작하는 루틴”이다. 실제로 보건당국은 성인의 권장 수면을 ‘하루 최소 7시간’으로 제시하면서, 수면은 ‘밤의 이벤트’가 아니라 ‘하루 습관의 결과’라고 본다.
수면 루틴의 핵심은 잠드는 시간을 억지로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같은 시간에 기상하면 뇌와 몸이 ‘언제 자고 언제 깨어야 하는지’를 학습하고, 밤에 자연스럽게 졸림이 쌓이기 시작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도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가장 기본으로 꼽는다.
여기에 ‘빛’이 더해지면 효과는 커진다. 미국 국립보건원 (NIH)는 기상 직후 빛 노출을 늘리고, 잠들기 전 빛 노출을 줄이는 것이 수면-각성 리듬(생체시계)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아침에 커튼을 열고 10~20분이라도 밝은 빛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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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올 때 가장 흔한 복병은 카페인이다. CDC는 오후나 저녁 카페인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커피뿐 아니라 에너지음료, 진한 차, 초콜릿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낮잠도 주의해야 한다. 밤잠이 깨지는 사람은 낮잠이 ‘졸림의 저축’을 갉아먹기 쉽다. 특히 불면이 2주 이상 이어진다면,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면 위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본다.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늦은 시간의 강도’가 문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는 규칙적인 운동이 수면에 긍정적이지만, 잠들기 직전의 격한 운동이나 과도한 각성은 피하라고 안내한다.
전문가들이 반복해서 말하는 야간 루틴은 복잡하지 않다. 핵심은 자극을 줄이는 것이다.
첫째는 화면이다. CDC는 최소한 잠들기 30분 전 전자기기 사용을 끊는 것을 권한다. “조금만 더”가 30분을 2시간으로 만드는 게 수면 뉴스의 단골 장면이다.
둘째는 술과 야식이다. CDC와 NIH는 잠들기 전 큰 식사와 음주를 피하라고 권고한다. 하버드 헬스는 저녁 식사는 가능하면 잠들기 몇 시간 전에 마치라고 조언한다.
셋째는 침실 환경이다. 조용하고, 어둡고, 편안하고, 약간 서늘한 침실이 수면에 유리하다. CDC가 권하는 ‘조용하고 편안하며 너무 덥지 않은 방’이 기본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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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면 많은 사람이 침대에서 버틴다. 하지만 수면치료(인지행동치료·CBT-I)에서는 반대로 말한다. 침대가 ‘뒤척이는 장소’로 학습되면 불면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향군인 건강도서관(VA)과 CBT-I 관련 의학 리뷰 논문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권한다. 침대에 누워 15~20분 안에 잠이 오지 않으면 잠시 일어나 조용한 활동을 하다가, 졸릴 때 다시 침대로 돌아가라는 방식이다. ‘시계 보지 말기’도 함께 강조된다.
중요한 건 경계선이다. 며칠 잠이 흔들리는 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불면이 계속되고, 낮에 집중력·기분·업무가 망가지기 시작했다면 ‘루틴 강화’만 고집할 일이 아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 임상 가이드라인은 만성 불면에서 자극조절(stimulus control), 수면제한(sleep restriction), 이완요법 등 행동·심리 치료를 권고한다. 미국가정의학회 (AAFP)도 이런 CBT-I 구성요소의 효과를 정리하면서, 단순 수면위생 교육만으로는 만성 불면에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숨이 멎는 듯한 증상, 다리 불편감, 우울·불안 악화, 복용 약물 변화가 함께 있다면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원인도 배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실제 루틴은 개인 사정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다만 큰 줄기는 같다.
1) 아침은 매일 같은 시간 기상 후 햇빛 노출로 시작한다.
2) 오후에는 카페인을 끊고, 낮잠은 줄이며, 운동은 가능하면 너무 늦지 않게 배치한다.
3) 밤에는 잠들기 전 화면을 끄고, 과식과 음주를 피하고, 침실을 조용하고 서늘하게 만든다.
4) 그리고 침대에서는 “잠만 잔다”는 규칙을 세운다. 잠이 오지 않으면 잠시 나왔다가 졸릴 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