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감기인 줄 알았는데” 2살 라일라 병원 진료 후 사망.. 4T만 알아도 살았다
  • 김도현 헬스케어 & 건강 전문 기자
  • 등록 2026-01-06 10:46:06
기사수정
  • “편도선염” 진단 뒤 급격 악화…하루도 안 돼 찾아온 DKA
  • 소아 1형 당뇨 4T: Toilet·Thirsty·Tired·Thinner
  • 구토·깊은 호흡·과일향 숨…‘응급실로 가야 하는’ 레드 플래그

John Story의 SNS = 라일라

“편도선염” 진단 16시간 뒤…2살 라일라,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으로 숨졌다

영국 잉글랜드 헐(Hull)의 헐 로열 인퍼머리(Hull Royal Infirmary)에서 2살 여아 라일라 스토리(Lyla Story)가 진단받지 못한 1형 당뇨가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KA)’으로 악화되며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영국 의료계와 지역사회가 “소아당뇨의 경고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다시 꺼내 들었다. 헐 로열 인퍼머리는 Hull University Teaching Hospitals NHS Trust가 운영하는 병원이다. 

현지 보건·간호 전문매체와 당뇨 관련 단체들은 공통적으로 “영·유아는 증상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 보호자와 1차 의료진이 작은 이상 신호를 ‘검사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명을 가른다”고 강조한다.


“젖은 기저귀가 늘었고, 물을 찾았다”…하지만 ‘당뇨’ 검사는 없었다

 라일라는 진료 전후로 기저귀가 평소보다 자주 젖고(소변 증가), 심하게 피곤해하며, 물을 자주 찾는 등 1형 당뇨의 전형적 신호로 알려진 증상들을 보였다. 구토, 식욕 저하, 기력 저하 같은 증상도 함께 언급됐다. 

가족은 의료진이 손끝 채혈(혈당)이나 소변 검사(당/케톤) 같은 간단한 확인 절차만 거쳤어도 위험 신호를 더 일찍 잡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호소하며, 이후 ‘라일라의 법(Lyla’s Law)’ 캠페인으로 이어갔다. 

John Story의 SNS = 라일라

검시 절차에서 나온 ‘경고’: “당뇨는 늘 임상의의 머릿속에 있어야”

국제당뇨연맹(IDF) 계열 매체 Diabetes Voice는, 이 사건의 검시(인퀘스트) 과정에서 담당 GP의 편도선염 진단 자체는 당시로서는 합리적일 수 있으나, 소아 1형 당뇨에 대한 더 넓은 교육·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우려 서한이 관련 기관(왕립 일반의협회·왕립 소아청소년과학회)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핵심은 “오진이냐 아니냐”의 공방만이 아니라, 감기·위장염·편도선염처럼 흔한 소아 질환으로 보이는 증상 속에 섞여 들어온 당뇨의 신호를 ‘검사로 배제’하는 시스템이었는지에 있다.


‘라일라의 법’ 청원, 12만 명 넘어…정부는 “의무검사 근거 부족” 답변

영국 의회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라일라의 법’ 관련 청원은 121,152명 서명(현재 ‘마감/Closed’ 상태)을 기록했고, 10만 명을 넘겨 의회 토론 검토 대상이 됐다. 

다만 영국 정부는 2025년 7월 17일 답변에서 “현재로서는 소아 1형 당뇨의 의무적 일괄 검사를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밝혔다. 동시에 NICE(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임상의가 소아 1형 당뇨의 징후(다뇨·다갈·체중 감소·과도한 피로 등)를 인지하고 의심 시 당일 즉시 소아당뇨팀으로 의뢰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John Story의 SNS = 라일라 법 제정을 위해 만든 라일라 법 면티

소아 1형 당뇨, 부모가 기억해야 할 ‘4T’ 신호

영국 NHS와 Diabetes UK는 1형 당뇨의 대표 경고 신호를 ‘4T’로 정리한다.

  • Toilet : 소변을 자주 보거나(기저귀가 더 자주 젖거나) 야뇨가 늘어남

  • Thirsty : 유난히 물을 많이 찾고 갈증이 심함

  • Tired : 축 늘어지고 피곤해함, 활동성이 급감

  • Thinner : 갑작스런 체중 감소(혹은 눈에 띄게 마름)

이 신호가 보이면 “크게 아프지 않아 보여도” 혈당 확인이 우선이라는 게 NHS의 안내다. 


“하루 만에도 위험해진다” DKA(당뇨병성 케톤산혈증) ‘레드 플래그’

DKA는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 지방을 급격히 태우면서 케톤이 쌓여 산증으로 이어지는 응급상황이다. NHS는 DKA 증상이 보통 24시간 안에 진행되지만 더 빠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아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응급진료가 필요한 신호로 본다. 

  • 반복적인 구토, 복통

  • 숨이 평소보다 깊고 빠름(과호흡)

  • 숨에서 과일향/아세톤 냄새처럼 느껴짐

  • 심한 무기력, 졸림, 혼란/의식저하, 탈수


“아이들은 설명하지 못한다”…결국 ‘검사 문화’가 생명을 지킨다

라일라 스토리 사건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하다. 영·유아는 ‘아프다’는 표현이 서툴고, 보호자는 감기·장염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래서 의료현장과 가정 모두에서 “4T가 하나라도 보이면, 일단 혈당(또는 소변 당·케톤) 확인”이라는 검사 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뇨는 희귀병이 아니다. 문제는 “몰라서 못 막는” 순간이 여전히 생긴다는 점이다. 라일라의 이름이 법안 논쟁을 넘어, 부모·교사·의료진의 머릿속에 ‘4T’라는 공통 언어로 남을 수 있을지—영국 사회가 그 답을 찾는 중이다. 

TAG
1
LG스마트 TV
갤럭시 북 5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