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알토란 유튜브 캡쳐
MBN 예능 ‘알토란’에서 소개된 이상민의 ‘시금치국수’가 유튜브 채널 ‘정위스님의 채소한끼’에 공개된 잔치국수(사찰음식) 레시피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정위스님 측은 “재료와 분량, 조리 포인트가 사실상 동일하다”며 출처 없는 사용을 문제 삼았고, 제작진은 이후 “출처 확인이 미흡했다”는 취지로 사과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사안을 법적으로 따질 때,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레시피라는 게 애당초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정위스님 측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핵심은 “단순히 비슷하다”가 아니라 “디테일이 같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국물에 통감자를 반 갈라 넣는 방식, 구기자 가루를 활용한 간 맞추기, 시금치를 생으로 올린 뒤 뜨거운 국물을 끼얹는 방식 등 조리 포인트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또 영상 설명란에 적힌 재료와 양(분량)까지 비슷하다는 취지의 문제제기도 나왔다.
정위스님 측의 공개 글은 12월 20~21일 무렵부터 온라인에서 확산된 것으로 보도마다 날짜가 조금씩 다르게 정리돼 있다. 그래서 “최근(12월 20~21일경) 제기됐다” 정도로 표현하는 편이 가장 정확하다.
정위스님 유튜브 대문 캡쳐
논란 이후 제작진이 낸 입장의 핵심은 “출처 확인이 미흡했다”는 취지의 사과로 요약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온라인에서는 흔히 “도용 인정”이라는 표현이 쓰이지만, 제작진 공식 입장 요약은 대체로 “출처 확인을 못한 실수” “사과”에 맞춰져 있다. 법적 분쟁으로 갔을 때는 이 단어 선택이 꽤 민감해질 수 있다. ‘도용’은 의도·책임을 강하게 전제하는 반면, “출처 확인 미흡”은 관리·검증 실패 쪽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저작권의 기본 원칙은 명확하다.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고, 표현을 보호한다.
레시피는 대부분 “무엇을 넣고 어떻게 조리한다”라는 기능적 지시(방법)로 구성된다. 그래서 재료 목록과 조리 순서를 그대로 적어둔 형태만으로는 저작권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정리가 국내외에서 반복돼 왔다.
즉 “시금치국수 레시피가 비슷하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긴 쉽지 않다. 레시피는 ‘요리 아이디어’에 가까워서다.
MBN 알토란 유튜브 캡쳐정위스님의 문제제기에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에 가깝다. 다만 전선이 ‘레시피 자체의 저작권’으로만 고정되면 승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아래 두 갈래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튜브 영상의 내레이션 문장, 설명 글, 구성 방식, 자막, 화면 연출은 ‘표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만약 방송 제작 과정에서 이런 표현 요소가 그대로 복제됐다면, 단순 ‘레시피 유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다.
핵심은 이거다.
재료와 과정이 비슷한 것만으로는 어렵지만, 표현을 베끼면 얘기가 달라진다.
법조계에서 이 대목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는, 콘텐츠 시장에서 ‘출처’가 곧 신뢰이기 때문이다. 출처를 누락한 채 마치 자신의 창작처럼 보이게 했다면, 저작권과 별개로 ‘부정한 경쟁’ ‘표시·광고의 문제’ 같은 프레임으로 해석될 여지도 논의된다.
다만 이 부분은 사실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제작진 내부에서 해당 레시피를 어떤 경로로 확인했는지, 출처 표기가 통상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의도적 은폐가 있었는지 등 “과정”이 확인돼야 법적 판단이 구체화된다.
MBN 알토란 유튜브 캡쳐레시피 분쟁은 대개 이런 패턴을 탄다.
법적으로는 “레시피 그 자체”가 아니라 “표현을 어디까지 베꼈는지”가 쟁점이 되고, 사회적으로는 “출처를 왜 안 밝혔느냐”가 핵심이 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다. 예컨대 ‘덮죽’ 논란은 레시피 저작권보다는 ‘이름(상표)’ 문제로 관심이 옮겨가며, 레시피·메뉴 자체를 법으로 보호하기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대중적으로 각인시켰다. 결국 콘텐츠와 사업의 세계에서, “레시피는 내 것”을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그 레시피의 출처를 어떻게 관리하고 표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 반복 확인된 셈이다.
이번 ‘알토란’ 논란을 저작권 하나로만 묶으면 답이 막힐 수 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레시피가 같으냐가 아니라
방송이 정위스님 콘텐츠의 ‘표현’을 가져왔느냐
시청자가 원 창작자를 오인하도록 만들었느냐
출처 검증과 표기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았느냐
제작진이 “출처 확인 미흡”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상, 다음 국면은 단순한 사과문을 넘어선다. 재발 방지 대책과 출처 표기 원칙이 실제로 바뀌는지, 그리고 원 창작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는지가 이번 논란의 ‘진짜 결론’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