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WhiteHouse.gov)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인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에서 임시예산안이 통과되는 즉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바마케어 보조금 둘러싼 여야 대치 끝
이번 셧다운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 연장 문제를 둘러싼 민주·공화 양당의 충돌로 촉발됐다. 민주당이 보조금 1년 추가 연장을 요구한 반면, 공화당은 이를 거부하며 43일간 팽팽한 대치 국면이 이어졌다.
결국 공화당 지도부가 "다음 달 중순 상원에서 보조금 연장안을 표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에 중도 성향 민주당 의원 일부가 임시예산안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원은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예산안 통과는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해고 공무원 4000명 복귀… 복지 프로그램 재개
임시예산안에는 셧다운 기간 중 해고됐던 연방공무원 약 4000명에 대한 복직 조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예산안 서명 즉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저소득층 대상 식품 지원 프로그램인 SNAP(영양보조프로그램) 등 각종 복지 서비스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셧다운으로 중단됐던 복지 예산 집행이 재개되면서 사각지대 우려도 일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 항공 대란·국립공원 폐쇄도 해결
셧다운의 여파는 교통과 문화 부문에도 심각했다. 연방항공청(FAA) 인력 부족으로 하루 2000편 이상 항공편이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일부 공항에서는 보안검색 지연으로 혼잡이 가중됐다.
AP통신은 예산안 통과로 항공 대란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항공사와 공항 운영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셧다운 기간 동안 문을 닫았던 국립공원, 박물관 등 연방 운영 문화시설들도 재개장할 예정이다. 다만 ABC방송은 일부 프로그램과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복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 역대 최장 셧다운의 정치적 파장
이번 셧다운은 1995년 클린턴 행정부 때의 21일 기록을 두 배 이상 넘기며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정부 기능 마비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손실과 국민 불편이 커졌고,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향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양당 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예산 편성 절차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는 13일 밤(한국시간 14일 오전) 임시예산안 처리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써 43일간의 셧다운이 공식 종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