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대만 국적 여성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현지에서 유튜버로 활동 중인 류리잉(劉力穎·30대)으로,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했으나 대응 과정에서 미흡함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9월 14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벌어졌다. 피해자 측 설명에 따르면, 류 씨와 친구가 거리를 걷던 중 한국인 남성 2명이 다가와 술자리를 제안하거나 “하룻밤 같이 보내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친구의 어깨를 만지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피해자는 주장했다.
피해자가 “친구를 만지지 말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남성들과 말다툼이 이어졌고 폭행으로 번졌다는 게 피해자의 설명이다. 그는 뺨을 맞고 팔과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엄지손가락에 골절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피해자는 멍 자국과 부상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부상 정도와 골절 여부는 병원 진단서 등 공식 자료로 확인된 것은 아직 없다.
류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은 자리를 벗어나려 했으나 피해자가 붙잡아 세웠다고 전했다. 경찰은 약 5분 뒤 현장에 도착해 관련 진술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경찰의 초기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제기됐다.
류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SNS를 통해 “경찰이 CCTV 확인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가해자들을 체포하지도 않았다”며 “여권번호만 확인하고 풀어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주장은 현재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으나, 경찰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경위는 추후 확인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CTV 확보 여부, 가해자 신원 확인 및 조치, 피해자의 부상 정도 등은 현재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다툼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 대만 주요 언론은 “한국 서울에서 대만 여성 유튜버가 폭행을 당했다”며 사건을 크게 보도했고, 한국 여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여행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한국 경찰이 외국인 여성의 진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한국 여행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여성들이 과거 한국에서 겪었던 불쾌한 경험담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구조적 문제로 논의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클럽이나 번화가에서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당했다”는 증언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한국 사회의 여성 안전 대책과 외국인 보호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대는 서울을 대표하는 번화가로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곳이다. 낮에는 쇼핑과 문화 체험 공간으로, 밤에는 클럽과 음악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이런 상징적 장소에서 외국인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은 한국의 치안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유튜버라는 점에서 사건의 파급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개인 경험이 영상과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어, 한국에 대한 국제적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번화가에서 외국인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한국의 치안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경찰의 초기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제적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의 신원과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가 주장한 “여권번호만 확인하고 풀어줬다”는 부분은 경찰 발표를 통해 사실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을 넘어, 한국 사회의 여성 안전 대책과 외국인 범죄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경찰의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 결과 발표와, 외국인 피해자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