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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포드, 89세로 별세…선댄스의 아버지, 로버트 레드포드가 남긴 불멸의 유산
  • 구종민 연예
  • 등록 2025-09-17 09: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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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팅》의 배우에서 독립영화의 수호자로…레드포드의 삶
  • 레드포드, 영화와 사회를 잇던 다리…그의 퇴장을 기리며
  • 할리우드 황금기의 아이콘, 로버트 레드포드가 떠났다

영화 미스터 스마일 스틸컷

로버트 레드포드, 89세로 별세…할리우드의 거목이 남긴 유산

미국 영화계의 전설 로버트 레드포드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레드포드는 16일(현지 시간) 유타 주 선댄스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그의 공보인 신디 버거는 사망 사실을 전하며, 유가족은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청년 시절과 배우로의 도약

레드포드는 1936년 8월 18일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로버트 레드포드 주니어. 그는 대학과 연극 무대를 거쳐 연기 경험을 쌓았으며, 텔레비전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계에 본격 진출한 그는 1960~7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떠올랐다.

1969년작 《바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에서 폴 뉴먼과 호흡을 맞추며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고, 《스팅》, 《모두 대통령의 사람들》, 《세일즈맨》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단순히 외모에 기대지 않고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적 내면을 담아낸 연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 《All Is Lost》 등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폭넓은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스틸컷

감독으로서의 성취

레드포드는 배우로서 명성을 쌓은 뒤 감독으로서도 성공을 거뒀다. 1980년 연출작 《Ordinary People》은 평범한 가정의 상처와 치유를 담아내며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는 그가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탐구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퀴즈 쇼》,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The Horse Whisperer)》 등에서 사회적 논점과 인간적 성찰을 다루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연출은 흥행을 넘어 예술성과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독립영화의 수호자

레드포드의 업적 가운데 가장 빛나는 부분은 독립영화 발전에 기여한 점이다. 그는 1981년 선댄스 연구소와 선댄스 영화제를 설립해 신진 감독과 배우들에게 등용문을 열어주었다. 오늘날 선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독립영화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수많은 신예 감독들이 이 무대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할리우드 상업 시스템의 대안적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영화 산업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댄스는 단순한 영화제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와 실험적 형식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터전이 됐다.


선댄스 영화제 이름의 모티브 가 되었던, 그가 선댄스 역할로 주연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포스터

사회적 목소리와 개인적 삶

레드포드는 스크린 밖에서도 사회적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환경 보호 운동에 앞장섰고, 원주민 권리와 진보적 정치 의제에도 힘을 보탰다. 배우와 감독을 넘어 활동가로서 시대정신을 드러낸 것이다.

그의 개인사는 굴곡이 있었다. 첫 번째 아내 롤라 반 바겐엔과의 사이에서 네 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장남 스콧은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났다. 둘째 아들 제임스는 2020년 암으로 별세했다. 딸 셰이나와 에이미는 생존해 있으며, 예술가이자 화가인 두 번째 아내 시빌레 자가스 레드포드(Sibylle Szaggars Redford)와 말년을 함께했다.


동료들의 애도 물결

레드포드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는 깊은 애도에 잠겼다. 메릴 스트립은 “사자 중 하나가 쓰러졌다”며 “그는 영화와 삶을 사랑한 진정한 거인이었다”고 추모했다. 제인 폰다 역시 “아름다운 배우이자 동료였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의 영화인과 관객들 또한 그를 기리며 “레전드”, “영감을 준 인물”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단순한 배우를 넘어 문화적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


남겨진 유산

레드포드가 남긴 발자취는 거대하다. 그는 할리우드 스타에서 감독, 제작자, 독립영화의 후원자로 변모하며 영화 산업 전반에 걸쳐 족적을 남겼다. 또한 환경과 사회 문제를 예술과 행동으로 연결하며 시대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가 세운 선댄스는 지금도 수많은 신예 영화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관객에게 윤리적 질문과 인간적 성찰을 던진다.

그의 죽음은 한 시대의 종언을 알리지만, 동시에 그의 영화와 정신은 계속 살아 숨 쉴 것이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영화와 사회를 잇는 다리였다. 그의 유산은 앞으로도 세대를 넘어 영감을 주는 불멸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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