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일본 도쿄 세타가야구 주택가에서 40대 한국인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30대 한국인 남성은 사건 직후 도주했으나 하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피해 여성이 사흘 전 현지 파출소에 “헤어지자 했더니 문제가 생겼다”고 신고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배경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나흘 전 일본 경찰에 “교제 중인 남성과 헤어지자는 말을 건넸더니 문제가 생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범인이 피해 여성의 전 연인이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현지 언론은 용의자가 일본에 입국한 지 약 사흘 만에 범행이 발생했다는 점을 지목하며, 그의 심리적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다이내믹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헤어짐은 종종 감정의 폭발을 촉발하지만, 대부분의 이별은 시간이 흐르면 안정되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미리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상황을 충분히 완화하거나 중재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타국에서 거주 중인 교포 여성이라는 점은, 본국과는 다른 사회적 네트워크, 공감·지원 체계의 부재로 인해 외로움이나 고립감이 심화됐을 가능성을 고려하게 한다.
공개된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시 발견된 현장에는 흉기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용의자가 사전에 흉기를 지참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범행을 수행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형태의 범죄는 준비된 계획이라기보다 순간의 감정에 따른 충동적 반응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사전에 심리적 균형이 무너져 난폭한 행동으로 이어진 측면이 강하다.
하네다 공항 = 하네다 공항 제공
현장 인근 범행 이후 용의자는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 도주를 시도했다가 체포됐다.
이 같은 도주 선택은 “범행 후 바로 연락선을 차단하고 본국으로 도피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항은 수많은 공공감시망과 보안 인력이 집중된 공간이기에, 도주자는 오히려 신원이 드러날 위험이 크다. 결국 범인이 상황적 판단 오류를 범한 셈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교제 관계의 불행한 비화로 끝나지 않는다. 외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여성들이 겪는 '고립감’, ‘지원망 부족’, ‘심리적 위기’가 얼마나 치명적인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피해자가 이미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이어지지 못한 점은, 해외 교민 사회 내에서도 위기 대응 시스템의 중요성을 각성하게 한다. 이는 외교적 안전망 강화 및 현지 공적·사적 지원 체계 정비를 통한 예방적 접근이 필요함을 환기한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헤어질 권리’가 폭력으로 왜곡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교제 종료 과정에서 감정 안전망 구축과 사회적 대응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신호탄이다. 피해자의 명복을 빌며, 유사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