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5일, 비트코인 가격이 12만4,457달러(약 1억6,700만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2021년 11월 고점(6만9,000달러)을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수치다.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8.3% 상승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도 5,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며 강세를 보였다. 이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랠리의 핵심 동력은 현물 ETF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2025년 6월부터 하버드대와 MIT 등 주요 대학 기금이 비트코인 ETF에 투자하고 있다.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ETF 상품은 올 2분기 3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한국에서도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검토 중이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이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TF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며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하버드대의 투자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보는 시각을 강화하며 신뢰도를 높였다.
미국 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비트코인 급등의 또 다른 촉매다. 8월 초, Fed는 인플레이션 안정화와 고용 둔화를 이유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달러 약세로 이어졌고,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렸다. 코인셰어즈 보고서는 “2025년 기관 자금 700억 달러가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한국 투자자들도 열광하고 있다. 업비트 거래소는 8월 15일 거래량이 전주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김모 씨(32세)는 “ETF 도입 소식에 추가 매수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낙관론 속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8월 말까지 강세 모멘텀이 지속되겠지만,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10~15% 하락 시 매수 기회”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2021년 급등 후 50% 이상 조정을 겪은 전례가 있다. 반면, 블룸버그는 “연말 20만 달러 도달 가능성”을 언급하며 장기 낙관론을 유지했다. 이더리움도 스테이킹 ETF 기대감으로 5,0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어, 알트코인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이번 랠리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금융당국의 ETF 승인 지연으로 해외 거래소 이용이 늘고 있지만, 사기와 해킹 위험이 상존한다. 지난 7월, 국내 투자자 300명이 가짜 ETF 사기로 50억 원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검증된 플랫폼과 분산 투자를 권장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ETF 출시를 목표로 규제 완화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비트코인이 단순 투기 자산을 넘어 주류 금융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랠리는 글로벌 경제 흐름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투자자들은 조정 위험을 고려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