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울, 아파트 사고 와인 마시기 세계에서 손꼽히게 비싼 도시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7-03 16:34:40
기사수정
  • 도이치뱅크 2025 리포트가 말해주는 ‘서울의 삶’의 현실

 

서울 아파트의 와인 타임.png

 

 


서울에 아파트 사고, 저녁엔 와인 한 잔.”
 

이 문장은 이제 일부 상위 기득권층의 일상일 뿐이다. 도이치뱅크가 2025년 6월 발표한 '세계 가격 지도(Mapping the World’s Prices)' 보고서는 서울의 냉혹한 현실을 숫자로 보여준다.

서울은 전 세계에서 아파트 구매 가격이 4번째로 비싼 도시로 꼽혔다. 홍콩, 취리히, 싱가포르 다음이 서울이다. 똑같은 1㎡를 사는 데, 파리(12위), 도쿄(21위), 프랑크푸르트(25위)보다도 서울이 훨씬 비싸다. 내 집 마련이란 말은 이제 점점 더 추상적인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 아파트가격.png

그래프 출처(Deutsche Bank Research Institute 홈페이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비싼 집을 대출을 최대로 끼고 간신히 마련했다고 해도, 와인 한 병 사 마시는 일조차 쉽지 않다. 서울은 와인 가격 세계 3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자카르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와인이 비싼 도시가 바로 이곳 서울이다. "하루 끝에 가볍게 와인 한 잔"이라는 말은 낭만이 아니라 사치가 됐다.


세계 와인가격.png

그래프 출처(Deutsche Bank Research Institute 홈페이지)

 

 

비싼 집, 비싼 와인, 비싼 삶.
 

이쯤 되면 서울의 삶의 질은 어떨까? 보고서에서 삶의 질 상위권에 오른 도시는 룩셈부르크,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등. 공통점은 주거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출퇴근 시간이 짧고, 대기 오염이 적다는 점이다. 서울은 전체 69개 주요 금융도시 중 34위였다. 보고서는 도쿄, 홍콩, 파리, 런던, 뉴욕 같은 '메가시티'들이 긴 출퇴근, 비싼 집값, 높은 오염도로 인해 낮은 삶의 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서울은 이제 단순히 ‘비싼 도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버텨야 하는 도시다. ‘서울살이’가 더 이상 기회나 낭만이 아닌 이유다.

한국인들이여, 서울에 아파트 사고 와인 마실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TAG
0
홈플러스 부동산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