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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4,000원, 한국에선 4만 원?”
  • 서윤 패션 & 뷰티 전문기자
  • 등록 2025-06-18 17: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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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더 조 토트백, 한국인의 ‘가방 플렉스’가 되다


서울 홍대 앞 거리. 요즘 20대들 사이에서 가장 ‘힙한’ 가방은 구찌도, 프라다도 아니다. 미국의 동네 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 에서 파는 $2.99짜리 미니 토트백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사는 친구가 하나 사다 줬는데, 너무 예쁘고 튼튼해서 나갈 때마다 들고 나가요. 마트백이 이렇게 힙할 일인가요?”
 – 27세 직장인 김지현 씨


 

Trader Joe’s 홈페이지 사진

 


마트 가방이 어쩌다 ‘핫템’ 됐나?

트레이더 조는 미국 내에서 건강한 이미지와 감성적인 브랜딩으로 사랑받는 슈퍼마켓 체인이다. 하지만 최근 곳에서 판매 중인 ‘미니 토트백’은 그저 마트 장바구니를 넘어, 지금 한국에서 ‘희소성 + 감성 + 인증템’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본 정가는 2.99달러, 한화 약 4,000원 수준.
하지만 한국에서는 배송비와 프리미엄이 더해져 개당 3~4만 원은 기본, 일부 한정판은 10만 원에 육박한다.

“가성비 가방이 가심비 가방으로 변신한 거죠.
일종의 ‘미국에서 날아온 라이프스타일 상징’입니다.”
 – 소비문화 칼럼니스트 이혜진

 

 

 

직구의 세계: “배송비가 본체예요”

직구를 선택해도 만만치 않다. 미국 내에서 3달러에 산 가방을 한국까지 보내려면 국제 배송비만 20~30달러, 총 비용은 4만 원 안팎으로 뛴다.

“한 개만 사면 손해 보는 느낌이라 친구들끼리 모아서 5개씩 시켜요. 이쯤 되면 마트 가방 공동구매죠.”
 – 대학생 손예빈 씨

트레이더 조 가방 직구.png

Naver 검색 사진 캡쳐

 

 

SNS인증샷 = 소유의 이유?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검색해 보면, ‘#TraderJoesTote’, ‘#트레이더조가방’ 해시태그 아래 수만 개의 인증샷이 쏟아진다. 요즘에는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유행이다. 토트백에 수를 놓거나, 작은 인형을 매달거나, 가방끈을 달거나 하면서 개성을 뽐낸다.  
 미국 여행 브이로그에선 이 토트백이 등장하면 “헉, 그거 어디서 샀어요?”라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이 가방을 들면 왠지 미국의 로컬 감성을 사는 것 같은 느낌’,
 그게 바로 이 토트백의 핵심 경쟁력이다.


트레이더조 가방 인스타.jpg

인스타그램 캡쳐(@Jiyoungkim.ny)

 

 

요즘엔 가방도 국적을 가진다.”
미국산 마트백이 한국인의 데일리룩을 책임지는 이 아이러니한 풍경.
그 속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나만의 감성’과 ‘나의 세계관’을 담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숨어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3달러 짜리 토트백에는 우리가 꿈꾸는 ‘조금 더 여유로운 삶’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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