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파국인가? 트럼프-머스크 갈등 폭발 - 엡스타인 파일, 계약 중단 위협, 탄핵 논란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6-06 11:32:52
기사수정
  • 엡스타인 논란 속 트럼프-머스크 관계 파국
  • 트럼프, 머스크 정부 계약 중단 위협…테슬라 위기
  • 머스크의 탄핵 언급, 트럼프와의 전면전 시작


트럼프-머스크 갈등 폭발: 엡스타인 파일, 계약 중단 위협, 탄핵 논란


2025년 6월 6일, 워싱턴 D.C. – 미국 정치의 강력한 동맹으로 여겨졌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5일, 각자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과 X를 통해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며,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정부 계약 중단 위협, 심지어 탄핵론까지 제기하며 갈등을 극단으로 몰고 갔다.



갈등의 시작: 정책적 충돌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국내 정책 법안, 이른바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에 대한 머스크의 강한 반발에서 비롯되었다. 이 법안은 세금 감면, 국방 및 국경 보안 예산 증액, 그리고 메디케어와 SNAP 같은 복지 프로그램 축소를 포함하며,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연방 적자를 2.4조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지난 화요일(6월 3일) X를 통해 이 법안을 “역겨운 괴물”이라 비판하며, 적자 증가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6월 5일 오벌 오피스에서 독일 연방수상 프리드리히 메르츠와의 회담 중 머스크의 비판에 “매우 실망했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되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갈등의 심화: 개인적 공격과 엡스타인 파일


논쟁은 정책적 차이를 넘어 개인적 공격으로 확대되었다. 머스크는 X에서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선거 승리가 자신의 지원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4년 선거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들을 위해 2억 7천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실을 강조하며 트럼프의 “배은망덕”을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계약 및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위협하며 반격했다. 특히, 스페이스X의 드래곤 우주선 계약 해지가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스페이스X는 즉시 드래곤 우주선을 퇴역시키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가장 충격적인 발언은 머스크가 트럼프가 “엡스타인 파일에 포함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 엡스타인 관련 기록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이다. 그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CNN은 백악관에 이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백악관 대변인 캐롤린 리비트는 “머스크가 법안에 원하는 정책이 포함되지 않아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포함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 주장은 두 사람의 갈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탄핵 논란과 정치적 파장


머스크는 심지어 트럼프의 탄핵을 지지하며 부통령 J.D. 밴스를 후임으로 세우자는 제안에 “그렇다”고 답변하며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머스크가 나를 반대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랬다면 몇 달 전에 했어야 했다”며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으나, 이후 기자들의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


스티브 배넌과 같은 트럼프의 강경파 측근들은 머스크의 이민 신분을 문제 삼으며 “그를 즉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배넌은 머스크의 정부 계약 전면 취소와 약물 사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경제적·정치적 여파


이 갈등은 즉각적인 경제적 파장을 일으켰다. 테슬라 주가는 6월 5일 14% 하락하며 약 15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머스크의 정부 계약 의존도가 높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이 사건은 공화당 내부의 균열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최근 정치적 자금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공화당의 자금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화해의 가능성?


논란 속에서도 화해를 바라는 목소리가 일부 존재한다. 머스크는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후 X에서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을 바라는 게시물을 리포스트하며 화해의 여지를 남겼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CNN에 “머스크의 반대는 전기차 보조금 폐지 때문이 아니라 적자 증가에 대한 진정한 우려”라고 전하며, 정책적 논의로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에서는 트럼프가 머스크의 공격에 “충격과 실망”을 느끼고 있으며, 그의 태도가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트럼프 증후군”에 비유하며, 과거 행정부에서 떠난 인사들이 적대적으로 변하는 패턴을 반복한다고 비판했다.



남아 있는 상징


아이러니하게도, 백악관 드라이브웨이에는 트럼프가 머스크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구매한 빨간 테슬라 세단이 여전히 주차되어 있다. 이는 두 사람의 과거 우정을 상징하는 동시에 현재의 갈등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면으로 남았다.



결론


트럼프와 머스크의 공개적 충돌은 미국 정치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엡스타인 파일 논란, 정부 계약 위협, 탄핵 주장 등으로 점철된 이번 사태는 두 거물의 관계가 단순한 정책적 의견 차이를 넘어 개인적 적대감으로 치달았음을 보여준다. 이 갈등이 공화당 내부와 미국 경제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그리고 두 사람이 과연 화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1
홈플러스 부동산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