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기말고사를 대비하는 시험 공부 시즌이라 부모-자녀 간 학업 스트레스가 점점 높아지는 시점이다. 그래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의 스트레스 지수도 급격히 치솟는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들려오는 성적표는 물론이고 곧바로 이어지는 진로 상담, 고3이라면 수시 원서 전략까지. 자녀와의 대화는 어느새 잔소리와 한숨으로 변하고, 아이들은 방어적으로 굳어버린다. "공부해라" 한마디에도 문을 쾅 닫고 나가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좌절하고 때로는 분노한다.
특히 40-50대 부모들은 "나는 그래도 참고 견뎠는데, 요즘 아이들은 너무 나약하다"는 생각에 답답함이 커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부모도, 자녀도 서로를 '다그치지 않고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성적과 진로 앞에 무너지는 관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 중 약 65%가 '성적·진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가 심한 자녀일수록 부모의 잦은 간섭을 '부정적 통제'로 인식해 반항, 침묵, 무기력으로 반응할 확률이 높다.
한 심리상담 전문가는 "문제는 부모가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통제와 비교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면서, "지금 성적이 낮다고, 친구보다 뒤처졌다고 다그치면, 아이는 부모를 '심판자'로 인식하고 마음을 닫아버린다.”며 학부모의 현명한 대처를 강조했다.
현명한 부모가 되는 3가지 원칙
1. 결과 대신 '과정'을 칭찬하라
"몇 점 맞았어?" 대신 "이번 시험 준비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게 뭐였어?"라고 물어보자.
부모가 결과에만 집착하면 아이도 자기 스스로를 점수로 평가하게 된다. 과정에 대한 관심과 칭찬은 아이 스스로의 성장 동기를 자극한다.
✅ TIP: "너 이번엔 계획 세워서 공부했더라, 그게 참 멋있었어."
결과를 묻기 전에 과정의 작은 노력을 인정하는 말부터 건네자.
2. 아이의 침묵을 두려워하지 마라
부모는 자녀가 입을 다물고 방에 들어가 버리는 걸 '반항'으로 해석하기 쉽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침묵을 '정리의 시간'으로 본다. 강요 없이 기다려주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스스로 생각할 여유를 갖는다.
✅ TIP: "괜찮아, 네가 이야기하고 싶을 때 듣고 싶어."
대화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넘기는 것, 그것이 신뢰의 시작이다.
3. 부모도 스스로를 지켜라
끓어오르는 감정을 무조건 참기만 하면, 결국 폭발하거나 무기력해진다. 부모 스스로도 '내 감정은 소중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아이와 갈등이 심해질 때는 '정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갈등이 최고조로 가기 전에 한발 물러서 산책, 명상, 일기쓰기 같은 감정 배출 창구를 가지면 아이를 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진다.
✅ TIP: "이 순간, 내 스트레스가 너무 크구나."
감정을 인정하고,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데서 부모의 여유가 시작된다.
아이를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 결국 가장 멀리 간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진로가 명확하든 혼란스럽든, 결국 아이는 자기 속도로 성장한다. 부모가 그 속도를 존중해 줄 때 아이는 진짜 자존감을 키우고, 실패를 이겨낼 힘을 얻는다.
부모와 자녀 모두 불안한 시기인 6월.
이 시기에 '내가 부모로서 얼마나 좋은 결과를 끌어냈나'가 아니라, '내가 부모로서 얼마나 지지해줄 수 있었나'를 돌아보는 것,
그게 진짜 현명한 부모가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