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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 감기약 없이 겨울 나려면? … 『동의보감』 속 온성 약초, 현대 과학으로 검증되다
  • 김도현 헬스케어 & 건강 전문 기자
  • 등록 2025-12-02 20: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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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쇼(왼쪽)는 프랑스어로 '따뜻한(chaud) 포도주(vin)'라는 뜻으로 추운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마신다./대추생강차(오른쪽)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를 완화한다

프랑스엔 뱅쇼(Vin Chaud)한국엔 동의보감 한방차

프랑스 사람들은 몸이 으슬으슬할 때 '뱅쇼(Vin chaud)'를 끓인다. 와인에 계피·정향·사과·오렌지를 넣고 데운 이 전통 음료는 추위를 녹이는 유럽의 천연 감기약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우리에게는 한방차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겨울철 한기를 물리치기 위해 생강차, 대추차, 쌍화차를 달였다. 따뜻한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약초 향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몸의 균형을 되찾는 자연의 처방전이었다.

 

 

 

한방 약초, '몸속 난로' 비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최근 『동의보감』에 기록된 온성(溫性) 약초를 활용한 겨울철 건강 관리법을 소개했다.

 

♦ 온성 약초란?

온성 약초란 몸의 한기(寒氣)를 줄이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혈액순환을 돕는 따뜻한 성질의 초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인삼·생강·계피·당귀·황기가 있다.

 

♦ 현대 과학이 증명한 효능

현대 연구는 이러한 전통의 효능을 뒷받침한다.

✔ 생강은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 성분이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피부 온도를 높이고, 열생성(thermogenesis)을 촉진한다. 실제 인체시험에서 손발 냉증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 계피의 시나말데하이드(Cinnamaldehyde) 성분은 혈관을 이완시켜 혈류 개선과 혈압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 당귀의  페룰산(ferulic acid)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해 순환기 건강에 긍정적 작용을 한다.

✔ 황기는 사포닌이 면역세포 활성을 높이고 피로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면역력 회복과 체력 보강에 자주 쓰인다.

'동의보감의 지혜'와 '현대 의학의 근거'가 만나면서 한방차는 단순한 전통 음료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겨울철 건강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감기엔 약보다 '따뜻한   '

감기 초기나 몸이 으슬할 때는 생강과 계피가 들어간 차가 특히 좋다.

✔ 생강차는 몸을 덥히고 점막 염증을 완화해 코막힘이나 목의 칼칼함에 도움을 준다.

✔ 계피차는 향긋한 풍미 속에 혈류를 개선하고, 손발이 찬 사람에게 좋다.

✔ 대추생강차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를 완화한다.

한방차의 장점은 '부드럽게, 그러나 꾸준히'라는 점이다. 감기약이 빠르게 증상을 억제하는 반면 한방차는 몸의 온도와 순환을 서서히 회복시키며 자연 면역을 돕는다.

특히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여러 가지 약을 복용 중인 중장년층에게는 하나라도 더 약을 먹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한방차는 따로 감기약을 먹지 않고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감기약의 대안 요법이 된다.

 

 

수정과.jpg달달한 음료라고만 생각했던 수정과도 의외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달달한 수정과도 의외로 훌륭한 '겨울 보약차'

명절 때 먹던 '수정과' 역시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주재료가 생강과 계피이기 때문에 체온 유지와 혈액순환을 돕는다. 다만 설탕 대신 꿀이나 조청으로 단맛을 조절하면 훨씬 건강한 겨울 음료가 된다.

식사 후 한 잔의 수정과는 소화를 도와 속을 편안하게 하고 몸의 냉기를 덜어준다.

 

 

 

차 한 잔의 온기가 주는 치유

겨울철 감기약 대신 생강 한 조각, 계피 한 줄기, 대추 한 알을 넣은 따뜻한 한방차 한 잔을 끓여보자.

그 한 잔의 온기가 약보다 깊게 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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