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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있는 4060세대를 사로잡은 ‘쓰레킹’ - 메인라이프인들에게 추천하는 운동 4 …
  • 차지원 스포츠 & 여가 전문기자
  • 등록 2025-05-16 10:20:27
  • 수정 2025-05-16 15: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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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실천

World Plogging Championship (세계 플로깅 대회) = 스웨덴 플로깅 재단 제공

 “걷기만 하던 산책이 이제는 지구를 위한 실천이 됐습니다.”


 

최근 주말마다 동네 공원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다는 58세 김정자 씨는 ‘쓰레킹’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되며 건강과 보람, 두 가지를 함께 얻었다고 말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 사이에서 조용히 확산되고 있는 ‘쓰레킹’(쓰레기 + 트레킹)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환경 보호와 삶의 의미를 함께 추구하는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플로깅’에서 파생된 한국형 친환경 걷기 운동

 

쓰레킹은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로깅(Plogging)에서 유래됐다. ‘플로깅’은 스웨덴어 ‘plocka upp’(줍다)와 영어 ‘jogging’(조깅)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길가의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플로깅은 SNS와 글로벌 챌린지를 통해 유럽, 북미, 아시아로 확산되며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운동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조깅보다 걷기 중심으로 좀 더 편안한 ‘쓰레킹’이 자연스럽게 파생되었다. 이는 운동 강도가 비교적 낮아 관절에 무리가 없어서 4060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플로깅 vs 쓰레킹 


구분

플로깅

쓰레킹

어원

스웨덴어 “plocka upp” 

+ 영어 jogging

쓰레기 + 트레킹

특징

조깅하면서 쓰레기 줍기

걷거나 트레킹하면서 쓰레기 줍기

활동 강도

중간~높음 (달리기 포함)

낮음~중간 (걷기 중심)


  

건강과 환경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실천

 

쓰레킹은 보기보다 상당한 운동 효과가 있다. 기본적으로 걷기 운동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으로 분류되며, 심장 강화, 혈압과 혈당 조절,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쓰레기를 줍는 허리 숙이기, 스쿼트 동작이 더해지면, 엉덩이와 허벅지, 복부 근육까지 자극된다. 특히 근육량 감소와 관절 통증이 걱정되는 4060들에게는 무리가 덜하면서도 효과적인 전신 운동이 될 수 있다.

 

쓰레킹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연 속에서 햇빛을 받으며 움직이는 활동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우울감 해소에 효과가 있고, 환경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은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야외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중장년층은 스트레스 수준과 우울감이 낮다는 결과도 있다.

 

 

환경을 위한 한 걸음

 

환경 측면에서도 쓰레킹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낸다. 무심코 버려진 담배꽁초, 페트병, 비닐, 일회용컵 등은 하천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생태계를 위협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조금씩 쓰레기를 줍는 습관만으로도 지역 환경 개선, 미세 플라스틱 유입 저감, 시민 의식 고양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나 기업, 시민단체는 이러한 활동을 캠페인화해 ‘지역 환경 정화 플로깅 데이’, ‘걷기 챌린지’, ‘가족형 쓰레킹 행사’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실천의 문턱이 낮기 때문에 사회적 파급력도 높다.

 

 

요즘 해외에서의 플로깅은? ... 시작은 스웨덴, 확산은 전 세계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로깅은 SNS 해시태그 (#plogging)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지금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인도, 브라질 등 다양한 나라에서 플로깅 데이, 플로깅 챌린지, 플로깅 마라톤 대회 등의 행사가 열린다.

 

#plogging, #ploggingchallenge 등 해시태그는 수십만 건 이상 사용되고 있고, 유명 인플루언서와 환경 유튜버들이 함께 하며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또 세계자연기금(WWF), 지구의 날 네트워크(Earth Day Network), 그린피스(Greenpeace) 등 국제 환경 NGO들도 적극적으로 플로깅을 권장하거나 시민참여형 환경 캠페인에 포함시킴으로써 환경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파타고니아 등 유명 스포츠 및 아웃도어 기업들도 플로깅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전개해서 기업 홍보와 함께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실제로 나이키 인도는 ‘PlogRun’이라는 플로깅 대회를 개최하여 수천 명 참가하기도 했다. 

 

유럽의 일부 지자체(예: 독일의 함부르크, 노르웨이 오슬로)가 공식 플로깅 데이를 지정하는가 하면, UN 산하 국제기구인 UNEP(유엔환경계획)도 도시 시민의 자발적 환경 행동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쓰레킹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쓰레킹은 쉽고 건강한 운동이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허리와 무릎에 무리 가지 않게

계속 구부려 줍는 동작은 요통이나 무릎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 무릎을 굽히는 스쿼트 자세를 정확히 하기, 집게나 집게봉(리터 픽커)를 사용

장갑과 집게는 필수!

날카로운 유리조각이나 위험한 물질이 있을 수 있다.

→ 두꺼운 장갑 + 쓰레기 집게로 직접 접촉을 피하기

햇빛과 탈수 주의

야외 활동이라 자외선과 탈수 위험이 있다.

→ 모자, 선크림, 충분한 수분 섭취 필요!

쓰레기 종류에 따른 분류와 주의

의료 폐기물, 날카로운 금속, 담배꽁초 등은 일반 쓰레기와 다르게 분리 처리하거나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 위험 폐기물은 주우려 하지 말고 관할 구청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

무리한 일정은 피하기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거리를 걷거나 장시간 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 본인 체력에 맞춰 30분~1시간 내외로 시작하는 것이 좋음


 

 


왜 다름 아닌 4060에게 딱 좋을까?

 

4060세대는 이직 또는 퇴직, 자녀 독립, 건강 관리 필요성 증가, 노후 대비 등 인생의 전환기를 겪는 시기다. 이 시기에 새로운 의미 있는 활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쓰레킹은 운동, 봉사, 취미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완벽한 운동이다.

 

무리 없는 운동으로 체력 유지

사회적 연결감 형성 (동호회, 지역 모임)

환경에 기여하는 삶의 보람 경험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도 건강을 지키고,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활동이란 점에서 쓰레킹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건강 습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걷는다는 것을 너머

 

쓰레킹은 ‘천천히 걷는 행동’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조용히 걷고, 쓰레기를 주우며 자신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동시에 돌보고 있다. 4060세대에게 있어 쓰레킹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의미 있고 아름다운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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