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경기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1회 첫 타석에서 빠른 공을 밀어쳐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득점까지 연결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2회와 4회에도 날카로운 스윙을 이어갔고, 볼넷까지 곁들이며 공격 전반에 힘을 보탰다. 특히 5회에는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하성은 단순히 안타를 많이 친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제 역할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지 언론은 “폼이 살아났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그의 활약에 주목했다.
경기의 분수령은 5회였다. 브레이브스는 오지 알비스의 중전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이어진 상황에서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주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2루에 있던 상황, 김하성은 차분하게 공을 노려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아쿠냐 주니어는 홈을 밟으며 추가 득점을 올렸고, 점수는 5대2로 벌어졌다. 이 한 방은 단순한 1타점이 아니었다. 휴스턴의 선발 프람버 발데스가 무너지며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었고, 아틀란타는 그 이후 안정을 찾으며 승기를 굳혔다. 김하성의 타점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쐐기가 됐다.
이날 김하성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3안타에 그치지 않고 볼넷까지 얻어내며 네 번이나 출루했고, 득점까지 기록했다. 팀 타선이 11안타를 기록하는 동안, 김하성 혼자 3안타를 책임진 셈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 성적에 그치지 않는다. 1번 타자 아쿠냐 주니어, 중심타선 올슨·알비스와 연결되는 김하성의 활약은 득점 생산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었다. ‘안타-출루-득점’ 삼박자를 모두 채우며 공격 전반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 후 브라이언 스니트커 감독은 “김하성이 타석에서 보여준 침착함이 인상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도 “이적 후 가장 인상적인 경기”라며 평가했다. 특히 시즌 중반 허리와 어깨 부상 여파로 타격감이 흔들렸던 김하성이 이번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현지 매체는 “김하성이 알비스와 함께 내야진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시즌 운영에서도 중요한 카드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브레이브스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스윕 위기에서 벗어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올슨의 솔로 홈런, 알비스의 3타점, 베테랑 포수 산디 레온의 2점 홈런도 있었지만, 김하성의 적시타가 경기 흐름을 끊어주는 역할을 한 건 분명했다. 특히 휴스턴 선발 발데스를 5회에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김하성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무기가 됐다. 연패에 빠져 있던 팀에 필요한 건 바로 이런 한 방이었고, 김하성이 그 순간을 책임졌다.
브레이브스는 이제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시리즈를 준비한다. 가을 막판 반등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 김하성의 존재감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적 후 처음으로 터진 3안타 경기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즌 내내 기복을 겪었던 타격감이 회복된다면, 브레이브스 내야 퍼즐은 훨씬 안정적으로 맞춰질 수 있다. 팀의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책임지는 김하성이야말로 브레이브스가 남은 시즌을 치르는 데 필요한 ‘키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