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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15%로 쓱”…한미 통상 협상, 3500억달러 투자로 무엇이 달라지나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7-31 15:11:45
  • 수정 2025-07-31 1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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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투자 3500억달러, 美 관세 ‘15% 상한’…바뀐 통상 게임의 법칙
  • 밑그림 나온 한미 통상 딜: 자동차·반도체·LNG까지 판이 달라졌다


한국과 미국이 향후 수년간 적용될 대규모 통상 협상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보다 대폭 낮추어 15% 수준으로 상한을 설정하는 대신,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달러(약 457조원) 규모의 투자와 함께 1,000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에너지 구매를 약속한 것이다.


협상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전자제품·조선기자재 등에 매겨오던 관세를 15%로 동결하거나 그 이하로 조정한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논란이 길어지면서 양국 산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던 터라, 15% 상한 설정은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15% 상한은 일본·유럽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미국 상무부는 설명했다.


그 대가로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는 ▲조선·선박금융 분야에 1,500억달러, ▲반도체·원전·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 2,000억달러를 투입하며 기존 투자계획을 포함한다. 또한 향후 3년 반 동안 1,000억달러 상당의 LNG·에너지 제품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합의도 포함돼 있다. 거래를 통해 미국은 에너지 수출 시장을 확보하고 한국은 공급망 안정성을 높인다.


이번 협상으로 국내 민감 품목인 쌀·쇠고기 등은 시장 개방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미국이 요구했던 쌀 시장 개방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반대했고, 미국 역시 자국 내 농업계의 반발을 감안해 종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기존 관세 체제도 현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부품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서는 관세 혜택을 일부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불확실성을 없애고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토대가 될 것”이라며 “과도한 관세가 수출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것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한국의 막대한 투자가 미국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협상 성과를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3,500억달러 투자액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실 김용범 경제수석은 “일부 기존 계획이 포함된 것은 맞지만,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의 세부 이행 계획과 관세 인하 시점은 추가 협상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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