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이 사실상 ‘FA 재수(1년 단기 계약 후 재도전)’를 선택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김하성과 2026시즌 1년 2,0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김하성은 기존 옵션(2026년 1,600만달러)을 포기하고 시장에 나선 뒤, 결과적으로 연봉을 400만달러 끌어올리면서도 계약 기간은 1년으로 묶어 다음 오프시즌 재도전 여지를 남겼다.
김하성은 2025년 9월 탬파베이에서 웨이버로 애틀랜타에 합류한 뒤, 유격수로 주전 출장을 늘리며 팀 내 취약 포지션을 메웠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옵션을 행사할 경우 2026년 유격수 자리를 비교적 저렴하게 확정할 수 있었지만, 김하성이 옵트아웃을 선택하면서 시나리오가 흔들렸고 결국 ‘재계약’으로 결론이 났다.
현지에서는 이번 계약이 “유격수 수급이 급한 애틀랜타의 숙제를 해결했다”는 평가가 먼저 나왔다. 애틀랜타 지역지 AJC는 김하성을 “시장에 나온 유격수 중 가장 순수한(정통) 유격수 자원”으로 보며, 팀의 포지션 니즈에 정확히 들어맞는 계약이라고 전했다.

브레이브스 팬 커뮤니티 성격이 강한 매체들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Battery Power는 김하성 영입으로 유격수 문제를 정리했고, 다른 내야 자원을 ‘유틸’로 돌릴 선택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전미 매체 쪽에서는 “브레이브스가 확실히 돈을 썼다”는 논조가 많았다. 야후 스포츠는 애틀랜타가 김하성 잔류를 원했고, 그 의지를 금액으로 보여줬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다만 공통된 단서는 ‘건강’이었다. 김하성은 2025시즌을 어깨 수술 여파로 늦게 출발했고, 허리 이슈까지 겹쳐 탬파베이에서 출전 수가 제한됐다는 점이 미국 기사들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이번 선택은 스콧 보라스 에이전트의 전형적인 ‘베팅’ 구조로 읽힌다. 핵심은 단기 고액으로 리스크(부상·부진)를 가격에 반영하고, 정상 시즌(풀타임)을 한 번 만든 뒤, 다음 겨울에 더 큰 다년 계약을 노리는 방식이다.
MLBTR은 제프 파산(ESPN) 보도를 인용해, 김하성이 복수 구단의 다년 제안을 물리치고도 “다음 오프시즌 시장 재진입”을 택했다고 전했다. 즉, ‘1년 계약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2026시즌 성적표로 더 큰 계약을 받기 위한 다리’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시장 환경’도 맞물렸다. MLB.com은 김하성이 2026년 1,600만달러 옵션을 포기한 직후, 보라스가 김하성을 FA 유격수 시장에서 ‘수비까지 가능한 최상급 자원’으로 포지셔닝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애틀랜타 구단도 장기 계약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폭스스포츠는 애틀랜타 단장이 장기 계약 논의가 있었음을 언급하면서도, 결론은 1년 계약이 됐다고 전했다. 구단 입장에선 2026년 한 시즌을 ‘검증’으로 삼고, 김하성이 건강과 생산성을 보여주면 재협상(혹은 경쟁 입찰)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