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 식사 후 3분 이내, 3분 동안’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333 법칙’은 오랫동안 구강 위생의 표준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이 이 전통적인 지침에 반기를 들며, 식사 직후 양치질이 치아 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건강·생활 전문 매체 ‘롤링아웃(Rolling Out)’에 따르면, “식사 후 입안은 산성 상태로 변한다”고 한다. 특히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 감귤류 과일, 토마토, 식초 기반 소스, 커피, 와인 등은 입안의 pH를 낮춰 산성을 띠게 만든다. 이런 상태에서 즉시 양치질을 하면 치아의 단단한 보호층인 에나멜(법랑질)이 손상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에나멜은 치아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 필수적인 방패지만, 산성 환경에서는 일시적으로 약해진다. 에나멜이 다시 단단해지려면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 필요하며, 특히 산성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한 경우엔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것이 치아 건강에 더 유익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식사 후 양치질을 기다리는 동안 입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식사 후 따뜻한 물이나 녹차로 입안을 헹구면 산성 환경을 중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껌은 타액 분비를 촉진해 입안의 산도를 낮추고, 음식물 잔여물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333 법칙을 완전히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아침 식사 후나 취침 전 양치질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점심이나 저녁처럼 산성 음식이 포함된 식사 후에는 시간을 두고 양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양치 횟수나 시간보다 ‘적절한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며, “구강 건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개인의 식습관과 생활 패턴에 맞춰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이번 발견은 구강 위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미국 치과협회는 2025년 새 가이드라인에서 ‘식사 후 30~60분 대기’를 공식 권장 사항으로 포함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산성 음식 섭취 후에는 칫솔 대신 구강 세정제나 플루오라이드 함유 치약을 사용한 가벼운 헹굼을 권장한다.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작은 변화가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든다. 이제 ‘333 법칙’ 대신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하며 더 건강한 미소를 가꾸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