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45x원대 상단에서 버티고 있다. 전일(11월 7일) 현물시장에서 종가는 1,459.87원, 일중 고가는 1,460.31원·저가는 1,448.85원으로 집계됐다. 11월 초 1,45x대 안착 이후 박스권 상단 체류가 길어지는 흐름이다.
첫째, 글로벌 금리차와 달러 강세의 재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3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연속 완화가 아닌 ‘점진적 스탠스’가 이어지면서 금리차 축소 속도가 느린 가운데, 달러 강세가 재개된 점이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둘째, 엔화 약세의 파급효과다. 일본은행(BOJ)의 완만한 정상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약엔이 고착됐고, 아시아 통화 전반의 상대가치에 하방 압력이 전이됐다. 최근 외신들은 회의 이후에도 엔 약세가 이어졌다고 전한다.
셋째, 대외 불확실성 확대 구간의 변동성 증폭이다. 10월 13일 원화가 1,43x원을 돌파하자 정부와 한은은 “일방향 움직임을 경계한다”고 이례적 공동 문자메시지(구두개입)를 냈다. 발언 직후 환율이 상단에서 한 차례 진정됐지만, 근본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11월 들어 다시 상단 재시험이 이어졌다.
경상수지 흑자다. 한국은행이 11월 6일 발표한 9월 경상수지(잠정)는 134억7,000만 달러 흑자로, 월간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반도체·자동차 중심의 수출 호조가 실물 외화 유입을 뒷받침해 급격한 원화 약세를 제어하는 완충재가 되고 있다.
정책 안전판도 있다. 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이 원‧위안 통화스와프(4000억 위안·70조원)를 11월 1일부로 5년 재연장했다. 변동성 확대 시 심리적·실무적 백스톱으로 작동할 수 있는 재료다.
11월 7일 기준 종가 1,459.87원, 고가 1,460.31원·저가 1,448.85원. 최근 며칠 일중 변동폭은 대략 10원 안팎으로 유지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1,450원이 심리적 분기점, 1,46x대가 단기 상단으로 작동하는 구간 인식을 공유한다.

상단(베어 케이스): 1,480~1,500원 테스트. 전제는 미 인플레이션 재가열로 연준 완화 기대 후퇴, BOJ의 신중 기조 지속으로 약엔 심화, 통상·지정학 리스크 동시 재부각. 다만 이 구간에선 구두개입·스무딩과 수출환전 물량이 유입돼 상단 돌파의 지속성은 낮을 가능성이 크다.
기본(베이스 케이스): 1,400~1,450원 박스. 전제는 한은 2.50% 동결 기조 유지, 경상 흑자 기조 지속, 달러 인덱스의 박스권. 현 레벨(1,45x) 체류가 길면 1,44x~1,46x에서 상단 압력이 반복될 수 있다.
하단(불 케이스): 1,360~1,390원. 전제는 미 물가 둔화와 연준 커뮤니케이션의 완화 전환, BOJ의 매파적 힌트에 따른 엔 반등,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 이 경우 실물환 유입+정책 안정판이 원화 강세 탄력을 키운다.
미국 물가(CPI·PCE)—달러 방향성의 1차 트리거.
연준·BOJ 커뮤니케이션—완화 속도와 정상화 힌트의 미세 변화가 아시아 통화에 즉각 반영된다.
한국 경상수지·수출—9월 수치로 ‘바닥’이 확인된 만큼 추세 유지가 관건.
당국 메시지/스무딩—10월 13일 사례처럼 상단 구간에서 발언 효과가 반복될 수 있다.
통화스와프 등 안전판—스와프 재연장은 ‘극단적 변동성’ 완화 요인.
수입기업: 1,46x 접근 시 분할 환헤지 확대가 합리적이다. 당국 발언 강도·시점을 함께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수출기업: 1,44x 하향 재진입 구간에서 헤지 축소·가격전략 점검을 병행한다. 흑자 기반의 실물환 유입 타이밍을 맞추는 접근이 유효하다.
개인 투자자: 방향성 베팅보다 데이터 캘린더 기반 레인지 대응이 현실적이다. 이벤트 전후 일중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레버리지 관리는 필수다.
연준의 ‘느린 완화’와 BOJ의 신중 기조, 대외 불확실성이 상단을 두텁게 만들고, 경상흑자·통화스와프·당국 커뮤니케이션이 하단을 단단히 받친다. 당분간 1,400~1,450원 박스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되, 이벤트 때마다 1,46x 스파이크와 1,43x 안도가 교차할 가능성이 높다. 방향성 집착보다 데이터·정책 일정에 맞춘 레인지 전략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