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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칼부림, 묻지마는 아닌 걸로... 왜 이런 참극이?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9-03 16:15:45
  • 수정 2025-09-03 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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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3·중상 1, 신림동 사건의 배경은 '본사와 가맹점 간 다툼’”
  • “칼부림 뒤에 숨은 자영업자의 절박한 현실”
  • “프랜차이즈 갈등, 피자 가게에서 피로 번졌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조원동의 한 피자 가게에서 벌어진 피자 가게 칼부림 사건은 단순한 충동 범죄가 아니었다. 창업 후 2년 남짓 장사를 이어오던 가맹점주가 본사 관계자 및 인테리어 업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흉기를 휘둘러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이번 비극의 핵심 배경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건의 전말

  • 9월 3일 오전 10시 57분, 관악구 조원동 피자 가게(법정동 주소는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10:57분에 “칼에 찔렸다”는 112 신고가 접수 되어 소방·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통제했다. 피의자는 피자 가게 사장(40대 남성 A씨)로 추정되고, 사망한 피해자 3명(남 2, 여 1)은 세 명은 각각 프랜차이즈 본사 이사 1명과 인테리어 업자 부녀 2명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가맹점주와 갈등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화는 곧 격렬한 다툼으로 번졌고, 결국 주방에서 가져온 흉기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게 사장으로 추정되는 피의자는 스스로 자해를해 중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피의자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병원 치료 후 체포영장 집행→구속영장 신청 수순 전망이다.

    본사와의 갈등, 무엇이 문제였나

    사건의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 갈등이 지목된다.

    첫째, 인테리어 하자 문제다. 가맹점주 A씨는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 가게 공사를 진행했지만, 개점 이후 타일이 깨지고 누수가 발생하는 등 잦은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수와 비용 처리를 두고 본사와 지속적으로 갈등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메뉴 운영 강요 논란이다. 유족 측에 따르면 본사는 A씨에게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1인 세트메뉴 판매를 강제했다고 한다. 이는 영세 가맹점주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킨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본사의 가격 정책이나 메뉴 구성 지침이 가맹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본사 이사와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들이 매장을 찾아온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 과정이었다. 하지만 대화는 끝내 파국으로 치달았다.


현장 목격과 주민 반응

인근 상인들은 “본사 로고가 붙은 차량이 오전부터 가게 앞에 세워져 있어 이상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직후 가게 내부는 피가 흥건했고, 서류와 종잇조각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젊은 사장이 항상 친절해 이런 일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참극이 눈앞에서 벌어져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와 본사 입장

경찰은 A씨가 본사와 갈등을 빚다가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동기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씨의 회복을 기다려 신병을 확보한 뒤 본격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본사는 “갑질이나 강요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점주 가족들이 주장하는 인테리어 하자 문제와 메뉴 강제 정책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는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자영업 현실이 드러난 사건

이번 사건은 가맹점과 본사 간 불평등 구조가 어떻게 극단적인 폭력으로 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맹점주들은 매출 부진과 높은 수수료, 본사의 일방적 지침 속에서 갈등을 겪고 있고, 이 과정에서 법적·제도적 중재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감정적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신림동 피자 가게의 비극은 한 개인의 충동을 넘어,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비추는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남겨진 질문들

왜 문제 해결의 과정이 대화와 협상으로 끝나지 못했을까. 가맹점주와 본사 사이의 갈등이 제도적으로 관리되고 중재될 수 있었다면 이번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영업자와 본사 간의 불신, 불평등한 계약 구조, 그리고 법적 지원 부재가 한꺼번에 드러난 이번 사건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할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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