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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폐업' 홈플러스 쇼크…왜 이마트만 잘나갈까?
  • 에릭 한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08-27 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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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19개 점포 문닫아…이마트 독주 시작됐다"
  • "대형마트 격전지, 이마트만 흑자…롯데·홈플러스 어쩌나"
  • "이마트 15조 매출 신화…홈플러스 폐점 쇼크, 왜?"


2025년 상반기 대형마트 업계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마트는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급증한 반면, 롯데마트는 적자 폭이 확대됐고 홈플러스는 줄폐업과 매각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처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온라인 쇼핑 전환 속에서 각사의 전략 차이가 운명을 갈랐다. 홈플러스의 공백이 이마트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주면서 업계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마트의 선전은 눈부시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5조 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06.2% 급증한 2,5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56억 원으로, 작년 동기 210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롯데마트는 상반기 영업손실 354억 원을 냈고, 홈플러스는 약 15%(19개) 점포를 폐쇄하며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분석된다.


이마트의 성공 비결, '통합 매입'과 가격 경쟁력

이마트의 흑자 전환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서 비롯됐다. 핵심은 '통합 매입 시스템' 도입으로, 신세계그룹 산하 유통사(이마트·SSG닷컴·G마켓 등)를 한데 묶어 대량 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췄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가격 할인 행사를 벌여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예를 들어, '최저가 보상제'와 PB(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가 매출을 견인했다. 2분기 할인점 부문 매출은 2조 7,701억 원으로 0.5% 증가했으며, 적자 폭은 211억 원 줄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홈플러스의 위기가 이마트에 '반사이익'을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 후 영업력이 약화되면서 고객이 이마트로 이동했다.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4월 하순부터 이 효과가 본격화됐으며, 이마트의 점포별 매출이 5~10% 상승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쓱배송' 강화로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반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이마트는 '가성비' 전략으로 대응해 시장을 장악했다.



롯데마트의 적자 확대, 투자 부담과 온라인 미스

롯데마트의 부진은 투자 비용 확대와 사업 부진에서 기인한다. 상반기 영업손실 354억 원은 작년보다 적자 폭이 커진 결과다. 특히 e그로서리(온라인 장보기)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온 등 디지털 전환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수익화가 늦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쌓였다. 국내외 사업 모두 부진했으며, 베트남·인도네시아 해외 점포도 기대 이하 성과를 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한 것도 악재였다.


롯데마트는 홈플러스 공백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마트처럼 통합 매입을 강화하지 못한 데다, 가격 경쟁에서 밀렸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슬로건 '더 쌀게요'가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마트의 대규모 할인을 더 선호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의 투자 방향이 온라인에 치우쳐 오프라인 기반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비용 절감과 해외 사업 재편이 관건이다.


홈플러스의 줄폐업, 매각 불확실성과 생존 위기

홈플러스는 가장 암울하다. 기업회생 절차 중에 점포 약 15%(19개)를 폐쇄하며 '줄폐업' 사태가 현실화됐다. 매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원 불안과 고객 이탈이 가속됐다. 상반기 매출은 약 10% 하락 추정되며, 영업손실은 수천억 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과거 강점이었던 '대형 점포 네트워크'가 오히려 부담이 됐다. 온라인 쇼핑 전환으로 오프라인 수요가 줄었고, MBK파트너스 소유권 아래에서 전략적 투자 부족이 문제였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공백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기회라고 본다. 하지만 롯데는 아직 효과를 못 보고 있어, 이마트가 독주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오프라인 융합과 가격 경쟁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아지지만, 경쟁 심화로 혜택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시장 위축 속에서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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