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아 인스타그램 캡쳐

40대 여성 A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무료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망고시루케이크 만들기 수업이라고 해서 갔는데, 보험 소개랑 상담을 1시간 넘게 듣게 하더군요. 케이크 만들기 수업은 그 뒤에 잠깐이었어요. 보험에 관심 없다니까 사실상 나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망고시루케이크 무료 클래스’라는 달콤한 문구와 함께 SNS를 통해 확산된 무료 체험 클래스는 실상 보험 상품 홍보와 가입 유도가 중심인 행사였다. 주최는 ‘에***아’라는 이름의 업체. 표면적으로는 “협찬사의 홍보 시간이 포함된 수업”이라고 설명했지만 협찬사가 어디인지, 어떤 상품을 홍보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 없이 참가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후 수업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보험 상품 광고를 강제로 듣고, 상담 신청서(주민등록번호까지 적어야 하는 상담 신청서)까지 제출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상담신청서에는 이 신청서가 상담에 필요한 것이므로 상담만 받고 반드시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 신청서를 내고 싶어하지 않는 참가자들에게는 싸늘한 시선으로 나가 있으라는 명령 아닌 명령이 떨어졌다.

에***아 SNS 캡쳐

🎯 SNS·포털광고 통해 여성 대상 집중 타깃

광고에는 “30~59세 여성 대상”, “망고시루케이크 무료 클래스”, “선착순 모집”이라는 문구가 강조되어 있었다. 신청서는 구글폼으로 이뤄졌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입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행사는 3단계로 구성되어 있었고, ‘STEP 2’에 해당하는 ‘협찬사 소개’라는 이름 아래 약 1시간 이상의 보험 설명이 이어졌다.

 참가자 B씨는 “같이 오기로 한 친구가 좀 늦을 거 같아서 그 친구랑 연락을 하느라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만지자 바로 퇴장하라고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리고 “처음 입장할 때부터 아예 사진이나 녹음도 못 하게 하고 무슨 비밀이 많아 저런가 했다. 아무래도 이건 불법 보험 모집 사기인 것 같다”며 언짢은 기분을 드러냈다.

🛑 사실상 '기만적 보험 모집'… 관련 법 위반 소지 높아

해당 방식은 보험업법, 개인정보보호법, 표시광고법 등 여러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

먼저, 보험 모집인은 반드시 등록된 자격자만 가능하며, 보험 관련 설명은 사전 고지와 동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

 보험 모집인이 등록된 자격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e-클린 보험서비스 웹사이트(https://www.e-cleanins.or.kr) 에서 할 수 있다.  2019년부터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설계사와 소속 법인대리점(GA)이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소비자가 직접 조회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그리고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만들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보험설계사의 이름과 고유번호 14자리다. 그런데 이 무료 원데이 클래스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엄밀히 말해서 30-50대 여성들만)을 모아 보험 상품을 설명한 모집인은 자신의 이름만 밝혔을 뿐 자신의 고유번호는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 모집인이 합법적인 모집인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다. 참가자들은 휴대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심지어 녹음까지도 금지당했기 때문에 해당 모집인의 얼굴이나 목소리조차도 증거로 남길 수 없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사진, 동영상 촬영 절대 금지, 녹음 역시 금지시켰나 보다.)

e-클린보험서비스 홈페이지

만약 ‘원데이 클래스’라는 명목으로 불특정 다수를 모아 상품 설명을 하는 자리에 무자격 보험 모집인이 상품 설명을 했다면 불법 행위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보험 상품 설명이라는 사전 고지가 없었고 동의를 받지 않은 것 또한 불법적 요소가 다분하다.  

또한 주민등록번호, 신분증, 전화번호 등을 수집하면서도 이에 대한 법적 고지, 수집 목적, 활용 동의 절차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아울러 광고에서 망고케이크 만들기 수업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질적으로 보험 가입 유도가 주된 목적이었다면 이는 표시광고법상 기만적 유인 판매 행위로도 해석될 수 있다.

📌 전문가 “단순한 무료 체험으로 위장한 불완전 판매, 소비자 주의 필요”

한 금융상품 전문가는 “이러한 방식은 과거 다단계나 방문판매에서 흔히 쓰이던 기법과 유사하다”며 “공짜 수업과 경품을 미끼로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는 특히 고령층, 여성층을 대상으로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상품은 고지의무, 설명의무, 적합성 판단 기준 등이 법적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금융감독원에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피해자 조치 방법

만약 유사한 피해를 겪었다면 다음 기관에 신고가 가능하다:

• 금융감독원 민원센터(1332)
• 개인정보보호위원회(www.privacy.go.kr)
•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1372)

 ‘무료’라는 말 뒤에 숨겨진 상술은 소비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망고케이크 한 조각을 얻기 위해 넘겨야 했던 개인 정보와 1시간이 넘는 보험 설명. 이런 구조는 결국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금융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진짜 배워야 할 건 케이크가 아니라 정확한 설명과 동의, 그리고 소비자의 권리다.